날 때부터 차별받는 출산장려금, 도내 31개 시·군 지원금 제각각

출산장려금이나 양육비 지원이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출생 지역에 따른 차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출산장려금 등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태어난 곳에 따른 지원금 차별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도내 31개 모든 시·군이 자녀 수에 따라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급 대상이나 지급액은 시·군마다 차이가 크다.

시·군 중 김포와 여주, 양평, 연천 등 4곳은 첫째 자녀부터 출산지원금을 주고있다. 17개 시·군은 둘째 자녀부터, 나머지 10개 시·군은 셋째 자녀부터 준다.

셋째 자녀의 경우 고양시, 의정부시, 시흥시 등은 50만원을 주는 반면 양평, 가평, 연천은 500만원을 지급한다.

다섯째 자녀를 출산했을 경우 지원금 격차는 더 크다. 고양시, 의정부시, 안성시 등은 50만원이지만, 부천과 양평, 가평, 연천은 1천만원이다.

양평군은 여섯째 자녀를 낳을 경우 2천만원을 주기도 한다.

성남시와 안산시, 의정부시, 광주시, 이천시, 안성시는 출산장려금 외에 양육비도 별도 지급한다. 물론 양육비 역시 지원 대상과 지원액은 차이가 크다.

성남시는 양육비를 셋째 자녀부터 7세까지 월 10만원, 광주시는 셋째 자녀부터 12개월까지 월 20만9천원을 주는 반면, 이천시는 역시 셋째 자녀부터 6세가 될 때까지 월 5만원, 안산시는 5세까지 월 3만원을 지원한다.

이같은 출산 관련 지원금 격차는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의지, 지자체의 재정여건, 인구의 증감 여부 등에 따라 앞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성남시 한 의원은 셋째 자녀 출산에 따른 장려금을 현행 1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안양시도 현재 둘째 3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인 출산지원금을 내년부터 둘째 100만원, 셋째 300만원, 넷째 500만원, 다섯째 이상은 1천만원으로 대폭 늘려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를 출산한 모든 가정에 50만원의 산후조리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같은 출산장려금 등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많다. 경기도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각종 관련 사업에 모두 15조6천86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119개 사업에 5조5천억원을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도내 합계출산율은 2011년 1.31명에서 2012년 1.35명, 2014년 1.24명, 지난해 1.19명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전북 진안군의 경우 2007년부터 첫째·둘째 120만원, 셋째 이상 450만원씩 지원하던 출산장려금을 지난해 각 360만원과 1천만원으로 대폭 늘렸으나 인구는 2013년 2만7천6명에서 지난해 2만6천14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전남 시·군에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산장려금을 받은 14만581명 중 1천584명이 출산 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장려금 지급 중지 또는 환수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이같이 실효성 문제를 떠나 현재 지급되는 출산장려금 등이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차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시·도비 또는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지원금 규모와 지급 대상에 형평을 맞추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문완태기자/myt@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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