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에서/얀 필립 렘츠마/정한책방


‘지하실에서’는 1966년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을 발칵 뒤집은 초유의 33일간 납치 사건을 저자의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유럽 최고 담배회사 렙츠마의 상속인이었으나 성인이 된 후 모든 지분을 팔아 문화 및 학술 활동에 지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온 백만장자 얀 필립 렘츠마는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치밀하게 준비한 납치범들이 집 앞에서 그를 납치해 지하실에 가둬버린다. 납치범들은 그를 33일 동안 임대 중인 집의 지하실에 감금했다. 그는 독일 역사상 최고 몸값인 3천만 마르크(150억 원)를 지불한 후 풀려났다.

책은 그가 지하실에 감금돼 있을 때의 상황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한 지성인의 자기 성찰과 분석, 트라우마 현상을 학문적으로 접근했다.

렘츠마는 그곳에서 강요된 수동적 상황과 자유의지의 나약함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하루하루의 일정을 기록하고, 죽음의 공포와 기다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한 수치심, 납치범을 향한 증오심,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보여준 인간애를 표현했다. 값1만5천 원.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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