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전국 이동중지령… 살충제 파동 지난지 석달
계란값 폭락 등 확산 우려

▲ 지난 18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20일 0시부터 48시간 전국 가금류 일시 이동 중단 명령이 떨어져 농가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천시 한 양계 농장에 출입통제를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김금보기자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 경기도 내 산란계 농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안정세로 접어들던 계란 소비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고창 오리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정밀검사 결과 H5N6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즉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한 뒤 전국 단위 48시간 일시 이동 중지 등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시작했다.

또 AI 발생지역인 고창 내 모든 가금류 사육농장과 관계자에 대해서도 7일간 출입을 통제했다.

닭에게 감염될 경우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H5N6형 바이러스는 지난해 겨울에도 창궐, 도내 1천400만마리에 달하는 닭이 살처분된 바 있다.

지난 8월 남양주와 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각각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지나간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AI가 확진되며 도내 산란계 농가들이 다시 두려움에 빠졌다.

당시 전수조사 결과, 도내 산란계 농가 258곳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18곳뿐이었지만 소비가 급격히 줄어 계란값이 폭락했다.

농가들은 쌓이는 재고 부담, 유통기간 초과(1주일)로 인한 폐기처분 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기존 출하가격 3분의 1 수준으로 박리다매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판에 7천 원대 후반을 유지하던 계란값은 살충제 검출 뒤 8월 말 6천168원, 9월 말 5천401원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여 고창 AI 확진 전날인 17일에는 한 판 평균 소매 가격이 5천746원으로 평년(5천620원) 수준이었다.

이번 AI 발생으로 최근 계란값과 소비가 안정세로 접어들며 안심했던 농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AI가 확산되면 산란계 살처분이 불가피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지난해 겨울 AI 사태 당시 도내 산란계의 53.1%가 살처분돼 계란 공급이 급감, 한 판에 1만 원대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도내 한 산란계 농장 대표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이제 막 안정세에 들어가는 시기인데 AI가 발생해 걱정이 많다”며 “AI를 완전히 막을 순 없으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농가와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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