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 20년 '빛과 그림자'

▲ 경기도시공사 전경. 사진=중부일보DB
1997년 경기지방공사로 세상에 첫 발을 디딘 경기도시공사가 스무살 성인식을 치른다.

경기도시공사는 21일 오후 4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날 기념식은 ‘행복한 도시의 시작, 함께하는 경기도시공사’라는 새 비전 선포식과 함께 광교신도시 조성 중 에피소드를 직원 10명이 창작뮤지컬로 엮은 ‘광교에 서다’ 공연, 창립 20주년 나눔 바자회 등 스무 돌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도시공사는 지난 2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창립 당시 직원 50명에 자본금 1천244억 원이었던 사세(社勢)는 20년이 지난 현재 482명의 직원과 총자본금 3조2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광교신도시와 다산신도시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평택고덕산업단지, 판교테크노밸리, 판교제로시티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뛰어들며 지방공기업으로서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 겪은 성장통도 만만치 않았다.

현 10대 김용학 사장 이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사장들이 비리·선거법 위반 등에 연루돼 옷을 벗거나, LH로 이직 또는 선거 출마 등 사유로 중도 하차하는 흑역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또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정손실도 늘어나 2014년 기준 부채비율 316%, 금융부채 5조 원 등 총 8조3천억 원에 이르는 부채문제에 시달리기도 했다.

스무살 성인이 된 경기도시공사 20년사(史) 속 ‘빛과 그림자’를 되짚어 본다.



◇‘그림자’ 역대 사장 잔혹사와 부실경영 논란= 경기도시공사를 거쳐간 역대 사장은 현 김용학 사장을 포함해 9명이다. 9명의 역대 사장 중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인물은 초대 민병균, 2대 장홍렬 사장과 현 사장인 김용학 사장 등 3명에 불과하다.

3·4대 사장을 지낸 오국환 사장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사내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상 혜택을 주는 명목으로 20여 회에 걸쳐 6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 구속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5대 권재욱 사장 역시 부하직원에게 인사혜택을 주고 17차례에 걸쳐 2천790만 원을 받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천740만 원에 처해졌다. 권 사장의 경우 기소된 이후 스스로 옷을 벗었고, 이후 사장들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6대 이한준 사장은 김문수 지사 재임시절 GTX홍보책자 관련 선거법 위반혐의로 벌금 500만 원 형을 받아 임기 4개월을 남기고 불명예 퇴임했다.

7대 이재영 사장은 취임 2년 만에 LH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8대 최승대 사장은 지방선거 출마, 9대 최금식 사장은 모종의 이유로 임기 6개월을 앞두고 중도하차했다.

연이은 사장들의 논란과 함께 닥쳐온 재정위기는 경기도시공사의 큰 악재(惡災)로 작용했다. 김문수 전 지사 재임기 국정감사와 행정감사에서 단골 표적이 됐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말 기준 경기도시공사의 총 부채는 8조4천357억 원으로 2008년 5조2천644억 원에서 5년 만에 3조1천713억 원이 늘어난 바 있다. 경기도의회 행감에서도 도시공사의 부채는 역대 사장들의 리더십 부족과 낙하산 인사로 인한 부실경영의 결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민선 6기 경기도정이 시작되던 2014년 당시 경기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은 316%,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 5조 원으로 총 부채 규모는 8조3천억 원에 이르렀다. 그 결과 같은해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는 최하위인 ‘라’ 등급을 받았다.



◇‘빛’ 광교에서부터 판교까지 대형개발사업 추진= 막대한 부채로 경기도의 추가 출자라는 수혈까지 받았던 경기도시공사는 광교신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개발사업 등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이했다. 도시공사는 수원시 이의동과 용인시 상현동 일대 1천130만㎡ 부지에 9조4천여억 원을 투입해 3만1천 세대 규모의 택지를 개발하는 광교신도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남양주 진거읍 일대 475만㎡ 부지에 4조5천여억 원을 들여 3만 세대 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다산신도시 사업도 올해말 최초 입주를 앞두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 외 산업단지 개발분야 성과도 주목할만 하다. 도시공사는 올해 파주LCD산단과 평택고덕삼성산단 등 대규모 산단 개발 경험을 파탕으로 연천BIX, 고양방송영상단지, 일산테크노밸리, 포천 고모리에 디자인산단 조성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판교 제로시티내 경기도가 자율주행 자동차 실증단지 조성사업에도 참여해 4차 산업시대의 문을 열어가고 있다.

다양한 개발사업을 바탕으로 재정건전성도 회복했다. 지난해말 도시공사의 금융부채는 1조4천억 원에 부채비율은 184%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매출은 3조 원에 당기순이익 2천600억 원을 기록했다.



◇‘미래’ 주거복지로 공기업 사회적책임 실현= 경기도의 지형도를 변화시킬 굵직한 대형개발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기도시공사는 이제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BABY2+ 따복하우스 사업이다. 경기도형 행복주택인 따복하우스는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산업단지 근로자, 실버세대 등 내 집 마련이 어려운 도민을 위한 임대주택 조성사업이다. 주변 시세 60∼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와 출산자녀수에 비례한 임대보증금 대출이자 감면 혜택 등이 제공된다. 도시공사는 올해 112가구 보급을 시작으로 2018년 527가구, 2019년 9천966가구 등 2020년까지 도내 41개 지역에 1만호의 따복하우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역종합발전을 위한 현안사업도 추진된다. 2015년 경기도내 12개 시·군 3개 도시공사와 맺은 ‘지역종합발전 MOU’를 바탕으로 광주역세권·안양 인덕원·관양고·안양 냉천지구 등 3조9천억 원 규모의 6개 도시개발·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은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해 도내 31개 시·군의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하는 콘트롤타워의 역할도 맡았다.

1997년 50명의 직원과 1천244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경기도시공사는 10년 후인 2007년에는 264명·8천424억 원, 2017년 현재는 482명의 직원과 총자본금 3조2천억 원의 지방공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도시공사는 지난 20년간 이룩한 양적 성장을 토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경영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도민과 함께 더불어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사회와 함께 성장해가는 스마트시티 선도 공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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