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창의 한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H5N6형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 농장의 오리 1만 2천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 하고, 농장·종사자·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곳뿐만 아니라 전남 순천만의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H5N6형으로 확진됐다. 전남도는 순천만을 21일부터 전면 폐쇄하고 습지 관광도 금지 했다.

더 큰 문제는 동계올림픽이 열릴 평창과 40km 떨어진 양양 남대천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점이다. 아직 고병원성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동계올림픽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가 ‘범정부 AI 수습본부’를 설치하고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올리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점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초동방역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AI 발생 시 시간을 다퉈가며 곧바로 신속하게 초동 대응을 하는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초동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해 너무나 무능하고 안이한 대처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큰 피해를 입었던 일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가금류 농장이 있는 지자체의 대응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자체 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선제적으로 방역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들도 있어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 지자체, 가금류 사육농장의 적극적인 공조대응이 필요하다. AI 발생 시 긴급 행동지침을 반드시 지키고 초동 방역에 주력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계절적으로 철새가 돌아오는 시기에 또다시 어김없이 AI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이맘 때 발생한 AI가 올해 4월까지 지속되면서 가금류 농가 및 관련 업종에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게다가 철새가 모두 떠난 6월 초여름에 AI가 또다시 재발한 이례적인 일도 일어났다. 철새가 떠난 시기라서 그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했다. AI 바이러스가 가금류 몸 안에 있다가 다른 가금류로 옮기는 순환감염 가능성이 지적되면서 AI 국내 토착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방역과 가금류 관리에 보다 근본적이고 과학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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