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거주하는 B씨는 몇 주 전부터 김장을 할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작년 김장 때 무리를 한 탓에 극심한 허리 통증이 발생해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B씨는 며칠을 앓아눕다가 정형외과 치료를 받았다.

김장은 재료 준비와 손질부터 속 재료를 배추에 버무리는 일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으로 체력 소모가 크다. 본격적으로 김장을 시작하는 이 시기에는 차가운 공기가 허리 주변의 혈관과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에 혈액 순환이 원활히 일어나지 않고 인대가 경직돼 작은 부주의로도 척추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갱년기 중년 여성의 경우에는 뼈와 연골을 강화하는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감하는 시기여서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척추에 강한 압박이 가해지면서 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장 후유증으로 찾아오는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과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 무거운 김장 재료 들다 허리 삐끗



김장을 할 때는 재료 장보기를 시작으로 담근 김치를 김치 통에 담아 옮길 때까지 나르고 옮겨야 할 것들이 많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들어 올리는 무게의 최대 10배까지 허리에 하중이 실린다. 이때 자세가 불량하거나 너무 무리하게 되면 척추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흔히 발생하는 것이 급성 요추 염좌다. 요추 염좌는 허리뼈 부위의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평소에 허리 근육이 약화돼 있는 상태에서 부적절한 자세로 과도하게 사용할 때 발생한다.

염좌로 인한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리해서 한번에 많은 양의 재료를 들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 들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물건을 들어야 할 때는 다리를 구부리고 앉은 자세에서 허리는 바로 펴고 하체의 힘으로 들어올리는 것이 좋다.



▶ 장시간 딱딱한 바닥에 앉은 자세, 요통 유발



대부분 가정에서는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앉은 채로 김장을 하는데 이 또한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바닥에 앉아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오래 유지할 경우 자기 체중의 2배가 넘는 하중이 척추에 집중돼 통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바닥보다는 식탁이나 탁자를 이용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허리를 바로 세우고 앉는 것이 좋다. 또한 1시간에 한 번씩은 허리 근육 이완을 돕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허리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약 허리에 통증, 열감, 부종 등이 발생했을 경우 초기 냉찜질을 하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열감, 부종은 없고 허리 통증만 있는 경우에는 반대로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특히 허리 통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 일 이상 통증이 지속될 경우 정형외과를 내원해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것이 중요하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도움말 : 구형모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