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 했다. 2008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물론 북한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아시아 순방을 통해 강경책 대신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대화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북한은 전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게다가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협력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는지의 여부도 분명하지 않은 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중국과의 대화나 역할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정황이 계속 내비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 함에 따라 당분간 대화국면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은 북한 정권을 살인정권으로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벌어졌던 김정남 암살사건과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 사망을 직접 거론하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맹비난했다. 더 이상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대화 가능성에 대한 탐색이 무산되자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이미 수년 전에 취해야 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북한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적 제재와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고립과 압박,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2주 후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란 점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우려된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 분명하며 두 달 넘게 도발을 멈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반발로 추가도발 가능성도 있다.

대화협상 기류가 사라지면서 한반도에 또다시 긴장국면이 조성될 것이 예상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강력한 제재 압박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재와 압박, 그리고 대화라는 상충된 난제가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양방향 메시지를 내고 있는 점 또한 고도의 전략이겠지만 어쨌든 북한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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