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지슬'의 한 장면. 연합
[주말 제주권 가볼만한 곳] 신화테마파크·항공우주박물관서 제주 역사 이해해보자

제주 4·3의 참극을 알린 영화 '지슬'에 의해 다시 조명을 받게 된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은 내년 4·3 70주년을 맞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의 대표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를 따라 걸으며 잃어버린 평화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연합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 사람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무차별 죽임을 당했다.

이듬해까지 이어진 학살로 139가구 주민 16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극적 역사의 광풍이 휩쓸고 지난 뒤에도 살아남은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마을로 돌아가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은 제주 4·3의 참극을 알린 영화 '지슬'에 의해 다시 조명을 받았다. 이어 역사의 교훈을 얻기 위한 '동광마을 4·3길'로 재탄생했다.

내년 4·3 70주년을 앞두고 해방공간에서 발생한 제주 4·3의 슬픈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것은 제주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마을의 형세가 춤을 추는 어린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무등이왓'(舞童洞).

마을 초입 무등이왓을 소개하는 표지석을 지나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최초 학살터'와 마주하게 된다.

1948년 11월 15일 무장대 토벌작전을 수행하러 온 토벌대들이 소개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주민 10여 명을 불러다 팔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구타하고 일부를 사살한 곳이다.

섬뜩한 공포의 현장을 지나 길을 따라 내려가면 또다시 맞닥뜨리는 비극의 현장, '잠복 학살터'.

12월 12일 가족들의 시신을 수습하러 온 주민들이 잠복해 있던 토벌대에 의해 산 채로 화형을 당한 현장이다.

당시 '잠복 학살'이 자행된 이후로는 아무도 시신을 수습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들이 마을로 내려와 시신을 먹어 뽀얗게 살이 오르자 토벌대들이 다시 멧돼지를 잡아먹었다는 말만 전해온다.

주민들은 토벌대를 피해 서쪽으로 2∼3㎞ 떨어진 '큰넓궤'라는 굴속으로 숨어들었다.

▲ 4·3길 역사탐방 행사
주민 120여 명은 좁디좁은 동굴 안에서 지슬(감자라는 뜻의 제주어)을 나눠 먹으며 추위와 토벌대의 공포를 피했다. 그러나 이내 발각돼 정방폭포 등지로 끌려가 대부분 학살되고 말았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가족들의 시신을 찾으려 애썼지만 옷가지 몇 점만을 수습했을뿐이었다.

동광육거리에는 당시 희생자의 원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헛묘가 마음 놓고 통곡조차 하지 못했던 유족들의 슬픔을 대신한다.

동광마을 4·3길은 '큰넓궤 가는 길'과 '무등이왓 가는 길' 등 두 개의 길로 구성됐다. 길이는 각 6㎞다.

큰넓궤는 4·3길 센터인 동광리 복지회관을 출발해 말방애, 동광분교, 삼밧구석마을 터, 임씨올레, 4·3 희생자 위령비, 잃어버린 마을 표석, 큰넓궤, 도엣궤을 도는 코스다.

무등이왓 코스는 동광리 복지회관에서 임문숙 일가 헛묘, 동광육거리, IUCN 기념 숲(화장실), 무등이왓마을 소개, 최초 학살 터, 옛 공고판, 광신사숙, 말방아터, 잠복학살 터, 안덕충혼묘지, 이왕원, 원물오름을 돌아온다.

자동차로 5분 거리에는 최근 개장한 제주 최대 테마파크인 신화테마파크와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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