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경계에 세워진 아파트… 집앞 학교 보내려 위장전입
행정경계 벗어난 푸르지오, 의왕쪽 단지 안양학군 허용
인접 아파트와 형평성 어긋나… 학군 경계따라 집값도 차이
“부모님이 누가 어디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안양 아파트 산다고 이야기 하래요”
27일 오후 안양시와 의왕시의 경계에 있는 안양 벌말초등학교 앞에서 한 초등학생에게 어디에 사는지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 곳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의왕시 관할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집 앞 20m 거리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보내기 위해 안양시로 위장 전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산 위브, 동부센트레빌, 동아에코빌, 한일나래, 평촌삼성래미안 아파트 주민들이 단적인 예인데, 해당 아파트들은 행정구역상 의왕시 포일동에 속한다.
원칙대로라면,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305m 떨어진 의왕 내동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등교 시켜야 한다.
이 중 평촌삼성래미안 아파트의 경우 101~105동은 안양시에, 106동은 의왕시에 속해 있다보니 106동 아이들만 벌말초에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태린 의왕 동부세롬 아파트 통장은 “내 아이의 경우 3개 도로를 건너야 갈 수 있는 의왕 내동초로 등교하고 있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 중 벌말초로 등교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며 “불법 전입 등의 편법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인데 아이들 문제다보니 제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학교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학교에서 파악한 불법 전입 학생 수만 60여명에 달한다.
벌말초 관계자는 “아침에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안양시와 의왕시의 경계 너머에서 오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전학 처분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쫒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벌말초 등교가 가능한 곳과 그러지 않은 곳에 따라 아파트 매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안양시 평촌동에 해당하는 인덕원 푸르지오 아파트 1단지의 경우 거래가가 평균 약 4억원 수준이지만, 같은 아파트 2단지의 경우 약 3천만원 정도 가격이 싼 3억 7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촌삼성래미안의 경우에도 같은 아파트 단지지만, 안양과 의왕시 중 어디 관할 지역이냐에 따라 매매가가 5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불합리한 경계조정으로 아이들 등하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물론 재산상의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지자체들이 해당 경계 조정을 외면하는 동안 시민들만 상처받는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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