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경계에 세워진 아파트… 집앞 학교 보내려 위장전입
행정경계 벗어난 푸르지오, 의왕쪽 단지 안양학군 허용
인접 아파트와 형평성 어긋나… 학군 경계따라 집값도 차이

▲ 안양시와 의왕시의 경계선에 있는 아파트 단지 전경. 불합리한 행정경계로 인해 인덕원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와 평촌 삼성래미안 아파트가 두개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평촌 삼성 래미안은 106동 한 곳만 의왕시에 속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민규기자

“부모님이 누가 어디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안양 아파트 산다고 이야기 하래요”

27일 오후 안양시와 의왕시의 경계에 있는 안양 벌말초등학교 앞에서 한 초등학생에게 어디에 사는지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 곳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의왕시 관할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집 앞 20m 거리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보내기 위해 안양시로 위장 전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산 위브, 동부센트레빌, 동아에코빌, 한일나래, 평촌삼성래미안 아파트 주민들이 단적인 예인데, 해당 아파트들은 행정구역상 의왕시 포일동에 속한다.

원칙대로라면,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305m 떨어진 의왕 내동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등교 시켜야 한다.

이 중 평촌삼성래미안 아파트의 경우 101~105동은 안양시에, 106동은 의왕시에 속해 있다보니 106동 아이들만 벌말초에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태린 의왕 동부세롬 아파트 통장은 “내 아이의 경우 3개 도로를 건너야 갈 수 있는 의왕 내동초로 등교하고 있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 중 벌말초로 등교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며 “불법 전입 등의 편법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인데 아이들 문제다보니 제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학교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학교에서 파악한 불법 전입 학생 수만 60여명에 달한다.

벌말초 관계자는 “아침에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안양시와 의왕시의 경계 너머에서 오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전학 처분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쫒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벌말초 등교가 가능한 곳과 그러지 않은 곳에 따라 아파트 매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안양시 평촌동에 해당하는 인덕원 푸르지오 아파트 1단지의 경우 거래가가 평균 약 4억원 수준이지만, 같은 아파트 2단지의 경우 약 3천만원 정도 가격이 싼 3억 7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촌삼성래미안의 경우에도 같은 아파트 단지지만, 안양과 의왕시 중 어디 관할 지역이냐에 따라 매매가가 5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불합리한 경계조정으로 아이들 등하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물론 재산상의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지자체들이 해당 경계 조정을 외면하는 동안 시민들만 상처받는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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