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주민들은 남이 아닙니다. 지역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아가는 것이 미래 통일을 대비한 작은 통일이라 확신합니다.”

평택 YMCA 사무총장이자 경기남부 하나센터장인 소태영(53) 센터장은 30일 북한 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지원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소 총장은 대학을 졸업할 무렵인 1990년 당시 6~7세 유아들을 가르치는 안양 YMCA 아기스포츠단 스케이트 강사로 Y와 인연을 맺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던터라 천직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까지 변함없다.

그 때문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너무 오래 해온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도 슬그머니 든다.

가정에 소홀할 정도로 Y일을 즐기던 시절, 우연한 기회에 북한을 돕는 일에 나서게 됐다.

2004년부터 3년간 매년 자전거 2천대씩 6천대를 북한에 실어 보냈다. 북한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는 모습을 그려보면 행복했다.

이후에는 “먹는게 부실해 배에 기름기가 없다보니 일할 때 힘이 든다”는 북한 사람들의 절실한 요청에 콩기름을 보내주는 일도 했다.

소 센터장은 “8년전부터 경기 남부권 하나센터를 운영하게 된 건 온전히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파악한 북한 이탈주민 수는 현재 3만1천여명 정도로 평택, 안성, 화성, 오산 4개 지역을 아우르는 경기남부 하나센터 지원대상자는 2천여명 수준”이라며 “알량한 재정지원 보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동질감을 갖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반도의 미리 온 통일 포럼’을 열어 전문가 조언을 듣고 ‘북한 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통합 포럼’을 개최해 이탈주민들의 생생한 육성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지난 4월에는 전국 최초로 이탈주민 10여명이 참여하는 30명 규모의 하나축구단을 만들어 매주 발을 맞춘다.

함께 요양병원을 찾아가 자원봉사에 나서고 남북 15가족이 구슬 땀을 흘리는 ‘착한 이웃 도시 텃밭 가꾸기’ 사업도 펼친다.

여건이 허락하면 이들의 실질적인 취업 확대를 위해 제과제빵 사회적 기업을 추진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부의 지원에는 늘 한계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소 센터장은 “하나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6명의 임금이 정식 급여가 아닌 강사료로 책정돼 있다”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서도 경력을 인정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고백했다.

북한 이탈주민들과 센터 직원 사이에서 소 총장은 오늘도 하나님의 뜻을 기다려 본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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