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높이서 맨손 구조 사실 과장… 1~2층 사이 창문서 엄마가 건네
공적 부풀리자 주민 민원으로 확인

▲ 소방청장상 받는 소방관. 사진=인천 서부소방서

최근 인천시 서구 왕길동 한 빌라 화재현장 3층에서 던져진 남매를 맨손으로 받은 소방관의 공적이 부풀려 진 것으로 드러났다.

1층과 2층 사이 창문에서 건네진 남매를 소방관이 구조한 것인데 이 창문의 높이는 2m 정도에 불과했다. 남매를 건넨 엄마는 에어매트도 없는 3층에서 아이를 던진 비정한 엄마가 됐다. 

3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왕길동 다세대 빌라 화재 3당시 출동한 서부소방서 소속 소방관이 6m 높이인 3층에서 던진 5살, 3살 남매를 양팔로 받아 구조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빌라 뒤편 1층과 2층 사이 창문에서 남매의 엄마가 소방관에게 건넨 것이다. 

남매가 소방관에게 구조된 창문아랫턱의 높이는 2m가 조금 넘는다. 

남매를 6m 높이에서 던져진 적은 없다. 이들 남매의 발이 소방관이 뻗은 손에 닿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실제 키 180cm 성인 남성이 팔을 뻗으면 창문 아랫턱이 닫는다. 

이 소방관은 남매를 구조 한 후 2층과 3층 사이 창문에서 또 다른 5살 여아를 구조했다. 

여아의 아빠가 창문에 허리를 굽히고 팔을 뻗어 이 소방관에게 건넸다. 여아의 발과 소방관의 거리는 1.5m 가량이다.

이 사실은 당시 화재현장을 돕던 주민들과 남매의 부모에 의해 알려졌다. 졸지에 남매의 엄마가 6m 높이에서 아이를 던진 비정한 사람이 됐고, 화마와 함께 마음의 상처만 입었다. 

인천시와 인천소방본부는 주민들의 민원제기에 따라 현장조사, 주민 탐문 조사를 진행해 이미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촌각을 다투는 위급 상황에서 소방관이 인명을 구조·구출하는 책무를 다 한 것은 맞지만, 6m 높이에서 던져진 남매를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부풀려 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건물 외장재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돼 화재가 빨리 번져 유독가스 흡입 등 위험한 상황에서 소방관이 인명 구조 책임을 다했고 당시에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었다”며 “다만 구조한 여아를 남매로 알린 것과 건넨 것을 떨어뜨렸다는 것은 부풀려졌고 과장됐다”고 말했다. 

이 소방관은 던져진 남매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인정했다. 

이 소방관은 “3층 높이에서 아이를 던지는 부모는 없을 것”이라며 “던졌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고 건넨 것이 맞다”고 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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