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9분 만에 급유선과 충돌… 추위에 사망자 대부분 선내 위치
신속 구조에도 낮은 수온 치명

▲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으며, 사고 해상에서 해경 등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 옹진군

3일 영흥도 앞 바다 낚싯배(선창 1호) 전복 사고는 지난 2015년 돌고래호 낚시 어선 사고이후 역대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이날 사고로 선장을 포함해 총 승객 22명 중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지난 2015년 9월 제주도 추자도 인근에서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고(15명 사망 3명 실종)와 유사하다. 

생존자는 배가 출항한지 9분 만에 어둠속에서 배 후미 부분이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고 증언했다. 

해경과 공군 등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다한 후 자세한 사고 경위와 피해상황은 향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선실 내부 있었던 승객들 인명 피해 더 키워= 인천 영흥도 앞 바다에서 발생한 낚싯배 사고는 2015년 돌고래호 전복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고로 기록됐다.

3일 오전 6시 9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가 출항한지 9분여 만에 급유선(336t)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창1호에 타고 있던 22명 중 김모(60)씨 등 13명이 숨지고 선장 오모(71)씨 등 2명이 실종됐다.

서모(38)씨 등 7명은 타박상 외 큰 부상없이 목슴을 건져 인하대병원 등에서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는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발생한 돌고래호(9.77t) 전복 사고 이후 최악의 낚시 어선 사고다. 당시에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선창1호의 인명피해가 큰 것은 충돌 당시 상당한 충격을 받고 순식간에 배가 뒤집혔을 가능성과 출항 시 추위로 인해 사망자 대부분이 선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 영흥도 해역의 강한 물살 때문에 승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다.

사고 당시 수온만 놓고 보면 낚시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서 표류하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해경 구조세력이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한 것은 신고접수 33분 뒤인 이날 오전 6시 42분께였다. 

결국 대다수 낚시객은 충돌 당시 강한 충격으로 뒤집힌 배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선창1호와 급유선이 좁은 수로를 통과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등 유관기관 신속 출동…인명 구조·인양= 해경과 해군 등 유관기관은 함정 63척과 항공기 11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오후 1시부터는 크레인 바지선을 현장에 투입, 선창1호 선체 인양 작업을 벌인 뒤 오후 4시 이후 선내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해양수산부는 낚싯배 전복 사고와 관련,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실종작 수색작업 등 사고 대응에 총력을 다했다.

또 유정복 인천시장도 영흥도 진두항 사고 구조 본부를 방문해 사고 발생과 구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생존자 서모(38)씨는 “배가 출항하고 10여 분 정도 지났는데 일행이 뒤쪽에 불빛이 있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며 “그 얘기를 하고 1분이 채 안 된 짧은 시간에 어둠 속에서 급유선 앞 부분이보이더니 대각선 방향으로 낚싯배의 왼쪽 후미를 들이받았다”고 했다. 

이어 “충돌 직후 밖에 있던 일행 3명 모두 바로 바다에 빠졌다”며 “튕겨나가고 수면에 떠오른 상태에서 주변에 스티로폼같은 것을 붙잡고 버티면서 급유선을 향해 살려달라고 소리쳤다”고 덧붙였다.

서 씨는 “출항 전 해양경찰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전원 착용하고 출발했다”며 “목적지는 선장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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