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5년이 됐다. 영국의 한 언론이 애물단지 세계 10대 건축물 또는 시설을 자체 선정했는데 4대강 사업이 그 하나로 꼽혔다. 이런 시설물들을 ‘흰코끼리들’이란 별명으로 부르는데 이는 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쓰레기란 뜻이다. 알다시피 수질개선과 홍수·가뭄을 예방하기 위한 이 거대한 사업에 들어간 돈만 22조원이다.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국가적 대사업이지만 수질 개선과 홍수·가뭄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오히려 심각한 녹조현상으로 녹조라테라는 별명이 붙을 지경이다.

보가 설치된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환경오염으로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영남권 환경단체들과 지역 주민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식수인 낙동강에는 보가 설치된 이후 녹조현상이 심각하고, 모래톱은 유실됐고 강바닥은 뻘로 변했다. 인근 댐공사와 제련소 중금속 유입으로 낙동강은 죽음의 강이 되고 있다. 이들은 죽어가는 낙동강의 실체를 증언하며 최대 환경적폐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낙동강 강바닥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태계가 어떻게 파괴됐는가를 알 수 있다며 즉각적인 댐과 보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이전 낙동강의 모래사장은 지역 시민들의 휴식처였지만 폐기물 악취 등으로 사업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였던 을숙도는 더 이상 새들이 찾지 않는 곳으로 변했다. 홍수·가뭄 예방은 고사하고 사람과 새도 찾지 않는 폐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던 당시에도 제기됐었다. 2012년 열렸던 람사르 총회에서는 4대강 사업을 세계 최악의 습지로 선정하며 4대강 사업이 죽음의 강을 만들 것이라며 이미 경고한 바 있다.

이런 경고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친환경 사업이라고 내세우면서 국토가 파괴되는 것을 방치한 것이다. 환경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4대강 유역에 설치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가져올 환경 파괴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국내외 환경전문가들의 지적도 무시한 채 이 사업을 통해 이익과 실적을 얻으려는 정치권과 기업에 의해 무리하게 강행되었던 것이다. 감사원은 설계 결함으로 댐 일부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수질 악화와 과도한 운영비가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어떻게 되살릴지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큰 틀의 수자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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