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8번 전입시험 불만 팽배… "인력 빠져나가 업무 큰 지장"
경기도, 경험있는 공무원 선발 불가피… "시험비율 축소 등 대안 마련할 것"

“일 좀 시킬만 하면 경기도로 전입하니 속터져요.”, “더 큰 무대에서 일하고 싶은 공무원들의 앞길을 막는겁니다.”

최근 3년동안 도내 31개 시·군에서 ‘전입시험’을 통해 경기도청으로 입성한 공무원의 수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각 시·군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경기도의회 안정행정위원회 소속 고윤석 의원(민주당·안산4)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22명의 공무원이 전입시험을 거쳐 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무원 경력이 3년 이상이면서 8급 승진 후 3년 이내의 공무원은 각 시ㆍ군 임용권자의 추천을 받아 전입시험을 치를 수 있다.

시험에는 도의 주요 시책 및 도의 역사·문화, 한국사, 한자 등의 문제가 출제된다.

도는 최근 3년 동안 총 8회에 걸쳐 전입시험을 치렀으며 2015년 116명, 2016년 108명, 2017년 98명을 선발했다.

하지만 시·군 입장에서는 전입시험에 응시해 도청으로 인력이 빠져버리면 조직내 결원이 생기면서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31개 시ㆍ군 중 남부권 2개 시에서는 전입시험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으며, 나머지 시·군도 ‘상황별 허용’ 수준이지만 전입시험 자체를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전입시험을 막고 있다는 시 관계자는 “9급 공무원으로 시청에 들어와 어느 정도 일이 손에 익어 승진도 하고 일도 원만히 처리하는 8급 공무원은 어디나 필요하다”며 “전입시험으로 인력을 도청이 뺏어 가버리면 남은 시는 인력난에 허덕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는 지난해 15명이 한꺼번에 전입시험을 통해 빠져나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15명이 빠져나간 자리의 업무를 남아있는 공무원들이 맡다 보니 업무 폭증으로 인해 업무 강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전입시험 자체를 막는 것은 한 공무원의 앞길을 막아 버리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기 계발과 유리한 승진조건, 경기도를 발판으로 중앙 기관으로 진출하려는 꿈을 가진 시·군 젊은 공무원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입시험을 통해 도청으로 자리를 옮긴 공무원 A씨는 “일손이 모자라다는 시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면서도 “하지만 좀 더 큰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공무원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그 앞길을 가로 막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도 관계자는 “아무래도 도청은 대민 업무가 아는 한 정책에 대해 계획도 세우고 추진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전입시험의 선호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장의 경험이 있는 시·군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것이 업무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지만 일선 시·군의 고통도 잘 알기 때문에 전입시험 비율을 줄이고 7급 공채 선발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윤석 의원은 “인력이 빠져나가는 시·군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좀 더 큰 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공무원 개개인의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며 “경기도도 이러한 갈등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효율적인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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