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거리
 
속까지 시꺼먼 그림자
전깃줄에 걸린 까마귀다
 
허파를 찢고 나오는 비명 같은
죽어서야 산다는 북소리다
 
출구를 찾지 못한
하루치의 목숨들이
또 출구를 등지고 걷는
 
텅 빈 거리
질기디질긴
이명의 거리
 
팽팽한 어둠 속으로
공명의 시간이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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