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추상이어라'… 그림같이 산 1세대 모더니스트

한국 추상회화계의 1세대 모더니스트 장성순 화백을 조명하는 자리가 안산에서 열린다. 단원미술관은 오는 12일부터 장성순 기증 특별전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展을 진행한다. 장 화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격변한 한국 추상화의 물결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이쾌대, 이봉상 등 한국 미술사의 거두에게서 수학하며 초창기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주도한 ‘현대미협’, ‘Actual악튀엘’에서 활동했다. 이후 그는 1956년 한국미술가협회를 설립했으며 1960년대부터 두 번의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등 근래까지 다양한 국내외 전시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7월 안산시가 장 화백의 가족으로부터 그의 작품 207점을 기증받으면서 그의 뜻을 기리고자 기획됐다. 단원미술관의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이번 전시에는 이중그의 필생의 역작 48점이 선보여지며, 이는 1970년대부터 근대까지 시대별 변천사를 조명할 예정이다.

전시는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1섹션은 ‘추상: 무한한 정신과 자유’를 주제로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장성순의 기증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돌’의 정서가 지배적인 화풍으로 피어나는 시기를 살필 수 있다.

제2섹션에서는 ‘추상: 긋는다’를 주제로 1990년대의 장성순을 만난다. 과감한 색면 배치와 거침없는 선들이 춤을 추는 한국추상의 참맛을 살필 수 있다. 마지막 제3섹션 ‘추상: 집념의 회화’에서는 2000년대의 왕성하고 엄청난 확장력을 지닌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문자와 관념이 무의식의 세계와 의식을 넘나드는 괴물 같은 작가의 집념을 살필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시에는 장 화백과 함께 김창렬, 정창섭, 윤명로 등 1세대 한국추상을 이끌었던 원로작가들의 작품이 함께해 더 풍성한 장이 될 예정이다.

단원미술관 관계자는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비장미는 청력을 잃어가며 작업해온 그의 강한 현실극복과 생존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전시는 평생을 오로지 추상을 통해 삶의 문제를 직시한 그의 인생과 작품관을 볼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내년 3월 10일까지 계속되며, 오는 14일 전시 오프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031-481-0504.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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