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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노릇을 하고 살자

현종스님 2017년 12월 07일 목요일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다. 사람 노릇을 해야만 진짜 사람이다.

사람 노릇이란? 이웃의 길흉사를 꼭꼭 잘 챙겨야 한다. 특히 어려운일을 당한 이웃에 나 몰라라 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도움을 주는게 진정 사람의 도리이다.

이 얘기는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속가 아버지께서 평소 우리 형제들에게 들려 주시던 말씀이다. 이 말씀을 잊고 살았는데 얼마 전 형제들이 모일 일이 있었데 그 자리에서 옛날 이야기 하면서 들려준 것이다. 이 겨울 엄동설한에 온기 없는 냉방에서 꽁꽁 언 빵조각으로 연명하는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보는 뉴스마다, 들리는 뉴스마다 세계 각처 곳곳에서 천재지변이나 인위적인 사건사고로 하루 해가 뜨고 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도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하루아침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고 천애 고아가 되어 홀로 허허벌판에 내팽개쳐져 사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 매서운 바람이 쌩쌩 부는 엄동설한에 내 배 부르고 내 한 몸, 내 가족만 편안하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혼자 사는게 아니고 같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이웃을 돕는 기부금이나 성금은 계속 줄어 든다고 한다.

금액만 줄어 드는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참여하는 사람이 줄어 드는 것이다.

이 말은 잘사는 사람들이 줄고 행복한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 진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늘고 불행한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평소에 몸과 마음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 돕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자기만 알고 인색한 사람들보다 훨씬더 넉넉하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삶일 것이다. 오늘도 행복을 위해 각자가 추구하는 방법대로 살고 있다.

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온 정성을 다해 자기의 맡은 일을 할 것이다.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이 많아야만 행복하다는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이 시대는 돈이면 모든 것을 만들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 때문이다.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죽기 살기로 타서 죽는 줄도 모르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은 무리들이다.

돈의 진정한 가치는 은행이나 집안에 쌓아 두는게 아니고 본인과 이 사회를 위해 이롭게 잘 쓰는데 값진 가치가 있다.

물론 검소한 생활로 아껴서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해야겠지만 저축 비율이 너무 많으면 사람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

‘누구나 돈을 벌 수는 있어도 옳게 쓰지는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벌기 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부처님 말씀 중에도 보시 얘기가 많이 나온다. 보시란 남아 돌아서 베푸는게 아니고 자기 몫을 쪼개어 나누는 것이다.

베풀 때는 대가를 바라고 해서는 안되고 아무 조건없이 주는 것이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보시를 하고 도움을 주는게 진정한 보시고 아름다운 삶이 될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을 보면 재물이 많이 있는 이들 보다는 성정이 따뜻한 사람들이 고운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된다.

부처님 재세시에 ‘빈자의 등’에 대한 얘기가 있다. 밤새도록 등불을 환하게 켜 어둠을 밝히는데 크고 화려하고 예쁘게 잘꾸며 치장한 등불들은 일찍이 다 꺼졌다.

한 쪽 귀퉁이에 초라하지만 소박하게 켜진 등은 강한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홀로 살아 있었다.

제자들이 부처님께 여쭤보니 꺼지지 않은 가난한 여인이 켠 빈자의 등은 온 마음으로 전재산을 털어 보시한 공덕이 있어 그렇다고 하셨다.

보시를 하는데 꼭 물질적으로만 하는건 아니다. ‘무재칠시’라는 일곱 가지의 몸과 마음으로 하는 보시가 있다.

환한 얼굴로 상대를 맞이하는 ‘화안시’, 자비로운 눈길로 사랑스럽게 바라 보는 ‘안시’, 손발을 움직여 몸으로 도움을 주는 ‘신시’, 사랑을 담아 자비로운 말로서 하는 ‘언시’,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염려해주는 ‘심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앉을 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 집이나 사찰에 찾아온 손님들 한테 따뜻한 방에 깔끔한 이부자리를 해서 편하게 잘수 있게 해 주는 ‘방사시’가 있다.

그리고 ‘무외시’라는게 있다.

요즘같이 춥고 힘들고 모든게 어렵고 절망적일 때, 용기를 북돋아 주고 희망적인 말로서 공포심이나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것을 무외시라 한다.

어느 부모나 한결같이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소위 출세를 위해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세상의 온갖 것을 배워 가르쳐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고 베품을 가르침만 못하다.

‘무주상 보시’(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가 최고의 가치이다.

부자로 살고, 잘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려 심듯이 베풀어야 거둘 것이다.

병 중에 무슨 병이 가장 몹쓸 병인가 하면 인색한 병인 것이다.


현종 강릉 현덕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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