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역도선수권 남자 105kg급 용상 생애 첫 금메달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7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105kg급 용상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6일 귀국한 서희엽(25·수원시청)은 “1차 시기를 성공하기 전까지 메달은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와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1차 시기에서 216kg을 들어 올린 서희엽은 2차 시기 때 222kg를 성공한 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했다. 동메달을 확보한 순간이었다. “세계선수권에선 3위도 처음이라 정말 기뻤다”고 한다. 결국 경쟁자들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세계선수권 첫 메달을 금으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뤘다.
서희엽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흡족해했다.
2015년 아시아선수권에선 인상·용상·합계를 싹쓸이하며 3관왕에 올랐지만 그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용상에서는 1·2·3차 시기를 모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오히려 실패가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준비했다고 한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낸 게 큰 자극이 됐다.
서희엽은 “용상에선 우승했지만 인상에서 실격 처리를 당하면서 합계 메달도 놓쳤다. 자책을 많이 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내 진가를 반드시 보여주고 싶었다. 정말 이를 악물고 운동했다”고 돌아봤다.
서희엽은 전남 순천중 1학년 때 역도에 뛰어들었다. 초등학교 땐 정구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역도를 시작한 뒤에는 꾸준히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며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건 큰 시련이었다고 한다. 서희엽은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하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자비로 심리 상담까지 받았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는 역도 강국인 중국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9개국이 금지약물 복용 문제로 국제대회 1년 정지 처분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다.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정상급 나라들이 금지약물에 힘입어 성적을 낸 사실이 드러난 거다. 앞으로 정정당당하게 겨루면 한국 선수들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희엽은 짧은 휴식을 가진 뒤 내년 4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전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출전 경험은 아직 없다.
서희엽은 “인상은 연습 기록과 대회 기록의 차이가 10kg이상 날 정도로 실전에 약하다. 이를 극복하는 게 과제”라고 했다.
이어 “예정대로면 이달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데 대회 일정으로 못 했다. 내년에는 꼭 식을 올리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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