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안 좋은 상황에 놓였는데 바라만 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서 대한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박지성(36)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은 8일 “내가 유럽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좋은 것들을 축구협회에 전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킬지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본부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호텔 캐슬 노블레스홀에서 열린 ‘따뜻한 사랑의 나눔 2017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을 마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축구협회에서 꾸준히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해왔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고사했었다”라며 “하지만 한국 축구 상황이 좋지 않게 변하고, 그런 상황을 바라만 보는 게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분야였다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한국 축구의 근간이 되고 앞으로도가장 중요한 부분이 유소년 축구라서 허락했다”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어떤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할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유소년 축구를 총괄하는 유스전략본부장에 박지성을 임명하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 본부장은 “유소년 축구를 행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영국에서 준비해왔다”라며 “내가 유럽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좋은 것들을 축구협회에서 전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유럽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비상근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와 박 본부장은 유소년 축구에 경험이 많고 지도자 경험도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뽑아 실무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외국인 전문가는 나와 축구협회가 협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한국 축구에 접목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사항을 나와 조절할 수 있는 분을 모실 예정이다. 내가 그분과 축구협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가능한 오랫동안 유럽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물론 데이비드 길 전 맨유 사장 등에게도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특정 구단에 들어가서 행정 일을 더 배울 수도 있다. 그런 기회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행사를 보고 온 소감을 묻자 박지성은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편할 수 있는 조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조 편성 결과에 대해 ‘좋다, 안 좋다’를 말하는 것 자체도 지금 한국 축구의 어려운 현실에서 마땅한 대답이 아니다”라며 “남은 기간 어떻게 해야만 목표를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특히 “결과적으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만 팬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라며 “선수들은 물론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팬들의 응원이 경기 결과에 많은 영향을 주는 만큼 팬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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