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호매실도서관은 11부터 20일까지 도서관 1층 로비에서 ‘아름다운 이별, 만장(挽章)’을 주제로 서예작품 만장전을 연다고 밝혔다.

‘만장(挽章)’은 고인(故人)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담은 글을 말한다.

고인이 살아오면서 행한 선행이나 업적,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보냄과 맞이함의 달 12월을 맞아 호매실도서관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서예가 도곡 홍우기 선생의 주제전으로 열린다.

홍우기 선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서예작가 모임 ‘도곡서회’의 작품 82점, 초청작가 작품 20점 등 102점의 만장이 전시된다.

제주에 유배 중이던 추사 김정희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위해 쓴 ‘도망(悼亡)’,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을 현륭원으로 이장할 때 정약용이 읊었다는 현륭원개장만사(顯隆園改葬輓詞), 조선시대 단종 복위를 꾀하다 처형당한 성삼문이 형장으로 가는 수레에 실릴 때 남긴 절명시(絶命詩) 등 역사적 의미가 담긴 서예 작품을 선보인다.

또 스님들이 속세를 떠나며 읊었다는 열반송(涅槃頌), 기독교의 성경구절과 기도문, 원불교 교전(敎典)과 대종사(大宗師)의 말씀 등 종교적 색채가 가미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병덕 호매실도서관장은 “시민들이 사라져가는 전통 장례문화를 경험하며 품격있는 만장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상장제례 의식이 간소화되고 고인을 향한 슬픔마저 생략되는 요즘, 진정한 문상(問喪)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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