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결혼이주여성을 성추행하고 불법체류자라고 모욕한 60대에게 벌금형과 함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8단독 김도형 판사는 공중 밀집장소에서의 추행 및 모욕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5)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수원에서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오던 중 옆자리에 있던 라이베리아 국적 B(34·여)씨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추행했으며 승객들이 이를 말리자 “얘네들 여기 있는 거 불법”이라고 소리치며 욕을 하는 등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B씨에게 2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1단독 정인영 판사는 “강제추행 및 모욕의 정도, 범행 이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인과 결혼해 안산에서 살고 있는 B씨는 경기도 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마련한 인종차별 해소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은 경험을 고백했고 토론자로 나선 원곡벌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가 B씨를 대신해 A씨를 모욕죄 등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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