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이번 야구 시상식 구도는 ‘최우수선수’ 양현종(29·KIA 타이거즈), ‘최고 타자’ 최정(30·SK 와이번스)이다.

정규시즌 20승, 한국시리즈 1승 1세이브를 올린 양현종이 없었다면, 2년 연속 홈런왕 최정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11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만난 최정은 “프로생활을 시작한 후, 가장 많은 시상식에 초대받았다”라며 “당연히 양현종이 올해 최고 선수다. 내겐 2등도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 최정은 양현종에 이은 2위였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양현종이 MVP를 독식하고 최정은 ‘최고 타자상’을 휩쓰는 일이 반복했다. 최정은 “최고 타자라는 타이틀도 과하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하지만 최정은 모두가 인정하는 2017시즌 KBO리그 최고 타자다.

그는 타율 0.316을 유지하면서 46홈런, 113타점을 올렸다. 2016년 개인 첫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올해 홈런 수를 늘리며 2년 연속 홈런 1위를 차지했다.

최정이 ‘수비력을 갖춘 3루수’라는 걸 잊고, 공격 기록만 살펴봐도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2017년 최고 타자 최정은, 다시 ‘자신’을 기준으로 도약을 준비한다.

최정은 “모든 부문에서 올해 기록보다 ‘한 개 더’ 추가하는 게 2018년 목표다”라고 했다. 그의 2018년 홈런 목표는 47개인 셈이다.

최근 최정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보다 홈런 한 개를 더 치고 싶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최정은 실책을 범하면 무서울 정도로 자책하는 등 가슴 가득 승부욕을 담고 살지만, 좀처럼 외부에 ‘경쟁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최정이 ‘박병호’를 거론해 더 놀라웠다.

최정은 “해명해야 한다”고 웃었다. 그는 “박병호가 진짜 홈런왕이다. 박병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홈런왕을 차지한 것일 뿐”이라고 자신을 낮추며 “수상 소감을 재밌게 하려다가 오해를 불렀다”고 말했다.

KBO리그 사상 최초 ‘4년 연속 홈런왕(2012∼2015년)’에 오른 박병호는 2016년과2017년 미국에서 뛰다 최근 KBO리그 복귀를 선언했다.

최정과 박병호는 입단 동기다. 2005년 최정이 SK, 박병호가 LG 트윈스의 1차 지명으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최정은 “박병호와 나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동갑내기 거포의 진검 승부는 2018년 KBO리그 흥행카드로 꼽힌다.

겸손으로 무장한 최정도 2017 KBO리그 마지막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모두가 3루수 부문 최정의 무혈입성을 예상한다.

최정은 “늘 박석민(NC 다이노스) 선배와 경쟁했는데, 박석민 선배가 올해 부상 때문에 고전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최정도 자신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상하고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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