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3박4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중이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을 통해 사드 갈등을 매듭짓고 사드에 발목 잡힌 경제를 다시 복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중국 측의 이중적 태도를 보면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가 매우 불투명해 보인다. 특히 3不을 거듭 거론하며 ‘협의’를 ‘약속’으로 몰아가려는 분위기여서 시작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출국 전 중국 국영 CCTV 앵커와 가졌던 인터뷰가 전초전이었다. CCTV 앵커는 문 대통령에게 사드에 관해 집중적으로 압박질문을 계속하는 무례를 범했다. 게다가 인터뷰 내용을 일부 삭제 편집하여 왜곡 보도하는 외교적 결례를 서슴지 않았다.

중국 베이징 서우드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차관보급인 쿵 부장조리의 영접을 받았는데 다른 국가 정상 영접 시에 비해 의전의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쿵 부장조리가 전임 외교부 부부장의 퇴직으로 이를 대행하고 있으며, 10·31 한중 협의 담당자로서 오히려 영접의 의미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외교적으로 문제가 아니라고 하니 이러저런 해석이 오히려 좋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도착한 날 베이징을 비우고, 공식행사와 만찬 일정도 연기한 시진핑 주석의 행보는 이해하기 힘들다. 난징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한 것이었지만 손님을 초대해 놓고 집을 비운 격이어서 외교적 결례가 아닐 수 없다. 의도적 홀대가 아니기를 바라지만 혹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은 지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대중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첫 일정으로 재중국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서 난징학살 80주년 추모일을 맞아 역사문제를 꺼냈다. 한국인들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한·중 양국이 제국주의의 고난과 항일투쟁을 함께 한 점을 강조했다. 일본을 자극할 수도 있어서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지만 청와대는 이것이 정치외교적이 아닌 인류 보편적 차원의 감성과 정서를 표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중국 국빈방문의 중요한 과제는 사드갈등 봉합을 통한 양국 경제협력의 복원이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는 등 사드 보복조치가 해소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다. 중국 방문 시작은 ‘의도적 홀대론’ 등 다소 불유쾌하고 냉랭해 보이는 기류 속에 진행되었지만 두 정상이 세 번째의 만남을 통해 양국 간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인 결실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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