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원권 가볼만한 곳] 얼음꽃에 철새까지 어우러져 '장관'

이번 주말 기온과 바람, 습도 등 기후조건 삼박자에 상류 소양강댐의 따뜻한 발전방류가 만나 빚어내는 비경을 느껴보자.

유난히 산과 강이 많아 봄의 기미를 빨리 느낄 수 있어 '봄내'라 불리는 도시 춘천. 도시이면서도 고향 같고 꿈속의 여인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청춘의 낭만을 지녀 '낭만(로맨틱) 춘천'으로도 불린다.

유안진 시인은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라고 읊었다. 하지만 춘천에는 봄만 있는 게 아니다.

'호반의 도시'는 겨울철이면 천연습지와 철새, 그리고 얼음꽃인 '상고대'가 어우러지는 비경이 일품이다.

매년 겨울 추위가 빚어내는 상고대는 설백의 '시베리아 벌판'같은 이국적인 풍경은 연출한다.

물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비추면 얼음꽃은 더 영롱하게 빛난다.

상고대는 승화한 수증기나 0도 이하로 냉각된 안개 등이 남긴 미세한 물방울이 물체의 표면에 붙어 생긴 얼음이다.

상고대가 만들어지려면 기온이 낮고 습도 또한 낮아야 한다.

기온과 바람, 습도 등 기후조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여기에 핵심은 '상류 소양강댐의 발전방류'다. 소양강의 겨울 수온이 2∼4도가량이지만 댐 방류수는 약 15도 안팎이다.

방류가 시작되면 소양강의 뚝 떨어진 아침 기온과 비교적 따뜻한 소양댐 유출수가 10도 이상의 기온 차를 보이며 수증기가 발생한다.

수면에서 김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연이 빚은 비경이다. 이런 이유로 소양강은 다른 곳에 비해 안개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갖췄다.

아쉽게도 지난해에는 눈이 내리지 않은 데다 극심한 겨울 가뭄 탓에 댐 발전방류량이 줄어 안개가 생겨나지 않았다.

강과 호수로 엮이는 춘천으로 물의 여정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상고대를 보려면 시간대를 잘 맞춰야 한다. 가장 관찰하기 좋은 시간대는 새벽 4∼7시다.

매년 겨울이면 소양강에는 '눈꽃 파티'를 손꼽아 기다려온 사진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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