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겨울이 포근했던 때보다 한 달 정도 빨라져"

 12월 초부터 한반도에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가엄습하면서 반달가슴곰들도 일찌감치 '이부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올겨울 반달가슴곰들의 동면 준비는 비교적 온난했던 예년 겨울과 비교했을 때 한 달 가까이 이른 수준이다.

 17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지리산에 방사한 개체들과 전남 구례에 있는 생태학습장의 개체들은 동면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지리산에 있는 곰들은 현재 활동성이 떨어진 가운데 잠자리로 점찍은 곳 주변을 맴돌고 있고, 생태학습장에 있는 곰들도 행동을 거의 멈춘상태"라고 전했다.

 곰들은 적당히 춥지 않으면 늦은 겨울에도 쉽게 동면에 들지 못한 채 몸을 움직인다. 때로는 1월 하순이 돼야 동면에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올겨울에는 12월 초부터전국적인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서서히 동면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한파가 일찍 찾아온 만큼 겨울잠 준비도 일찍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면 준비라는 게 결국 먹을 것과 잠자리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인데, 현재 야생에 있는 곰들은 동면할 굴을 찾아 그 주변에서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지리산 반달곰 동면굴
 반달가슴곰들은 대체로 바위틈에 자연적으로 생긴 바위굴을 동면 잠자리로 애용한다. 고목에 난 구멍이나 나뭇가지가 부러져 썩어들어간 공간인 나무 굴보다는 큰 몸집을 수용할 수 있는 바위굴을 잠자리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달가슴곰들은 겨우내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만 자기 때문에 동면에 들어가기 전 충분히 지방을 쌓아둬야 한다. 그래서 통상 가을에 몸무게의 30%만큼 살을 더 찌운다.

 이 관계자는 "겨울잠에서 깰 때쯤이면 비쩍 마르기 때문에 살기 위해 살을 찌워야 한다"면서 "학습장에 있는 곰들은 가을에 일부러 먹이를 많이 줘서 살을 찌우도록 돕고, 겨울에는 야생성을 키우려고 일부러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사된 곰들과 달리 학습장에 있는 곰들은 굴 대신 방풍용 천막을 쳐주고, 바닥에 짚을 깔아준다"며 "이렇게 잠자리를 마련해 주면 그곳에 들어가 동면에 든다"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들은 주로 동면 중인 1∼2월 새끼를 낳기 때문에 종복원기술원은 이번에도 새끼 곰 출산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기술원 관계자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교미 시기인 6∼8월에 수컷과 어울려 다녔던 암컷들이 이번에 출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달가슴곰이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시작함에 따라 종복원기술원의 생태학습장 탐방해설 프로그램('우리의 친구 반달가슴곰을 만나요')은 내년 3월 말까지 중단된다. 곰들은 4월이 돼야 동면에서 깨어난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