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는 연말, 우리의 ‘기억의 조각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1종 미술관 등록과 2017년을 마무리하는 기념 전시 및 시민참여 프로젝트, ‘미술관의 이면-당신의 기억은 어떤 모양인가요’를 2월말까지 미술관 일대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관객들이 미술관 라운지, 옥상, 외부 등을 다니다 우연히 투명한 식물 모양의 조각인 ‘기억의 작품들’시리즈를 만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억의 형태는 어떤 모양인지, 또 그 기억의 모양들이 각 개인에게 다르게 남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는 전시는, 우연한 기회에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접하고, 그 기억이 어떤 추억과 모양으로 남는 지를 사색해보는 게 관람의 포인트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홍범 작가는 미국 스쿨오브비쥬얼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서 사진과 컴퓨터 아트를 전공하고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로 드로잉과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간과 그 곳에 깃든 기억을 주제로 작업한다.

작품들은 아크릴 소재로 돼있다. 레인보우 시트를 붙여 마치 알록달록한 유리로 된 나무처럼 보이는 기억의 작품들은 빛의 반사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각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변하는 것은 같은 모양의 기억도 다른 각도에서 접하면 다른 시각, 또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경험이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남는 기억이자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관람객들은 미술관 곳곳에서 불현듯, 우연히 작품을 만나게 되면서 기억들을 접하고, 떠올리게 된다. 이것은 작가의 기억이자 그 모양이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기억을 되짚어보며 그 모양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기억의 모양은 정형화 돼있지 않다. 실제로 미술관 옥상에 설치된 작품 ‘기억의 잡초들’을 작업하던 중, 아크릴이 바람을 못이기고 조각나자 홍 작가는 “조각난 모습도 마치 기억과도 같다. 기억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조각나고 부러진 기억도 존재하기 마련이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관객들이 작품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전시가 시작된다는 설정으로, 전시의 시작과 끝 날짜는 정해놓지 않았다.

전시 외에도 나뭇잎 모양의 아크릴 패널에 자신의 추억을 작성해 옥상에 있는 나무에 매다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과 오는 23일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특별 프로그램 클래식 콘서트, 크리스마스 푸드와 카드 만들기, ‘기억 오너먼트’만들기‘를 진행한다. 프로그램들은 홈페이지(sima.suwon.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31-228-3800.

김수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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