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6년간 지자체 갈등 5건 해결… 대부분 한쪽 주장 기각 방식 중재
상수원보호구역 실무자간 협의 중… 수원-용인 행정구역 경계조정 갈등
토지 교환에 비토지 포함 제안
지자체 협상 공전… 경기도 역할 관심

경기도의 분쟁조정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평택·용인·안성간 상수원보호구역 갈등을 비롯해 수원·용인간 행정구역 경계조정 등 도내 인접 지자체간 첨예한 분쟁들이 클라이막스에 오르는 분위기여서다.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도가 내놓은 중재안에 대한 세 지자체의 수용 여부에 달렸다.

수원·용인간 경계조정 또한 마찬가지다.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에서 각 지자체의 입장을 얼마나 조율할 수 있는지가 바로 도의 분쟁조정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이유다.

이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기도내 지자체간 갈등 사례에서 나타난 도의 역할을 되짚어 봤다.



◇5건 갈등 해결한 道분쟁조정위= 경기도의 중재역할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과다. 분쟁조정위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건의 지자체간 갈등을 직접 해결한 바 있다. 먼저 2003년 남양주와 양주는 토지를 놓고 한 차례 갈등을 빚었다. 1980년 당시 남양주군이 양주군에서 분리되면서 와부읍 월문리 1129의 2를 비롯한 24필지 3만3천634㎡가 누락돼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누락사실을 알게된 남양주는 1999년 권리승계를 요구했으나, 양주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4년을 끌어온 분쟁은 분쟁조정위가 누락된 토지를 남양주에 이전토록 중재하며 일단락됐다.

동두천과 연천간 하천점용 허가 분쟁도 분쟁조정위 중재 대표 사례다. 동두천시는 2001년 12월 상수도시설 확장공사를 위해 연천군 지역에 하천점용허가를 신청했으나, 연천군은 동두천의 취수장으로 개발사업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이에 도는 동두천이 연천군에 월 1억 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동두천이 분담할 취수장과 도수관로 시설비 및 관리비는 도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형태로 임진강 취수원 공동개발을 주문해 2006년 중재에 성공한 바 있다.

다음 두 사례는 한 쪽 지자체의 주장을 기각한 경우다. 양주시와 의정부시의 경우 의정부가 2006년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를 하천정비사업으로 폐쇄키로 하자, 의정부에서 교통체증 등을 들며 폐쇄 연기를 요구했다. 도는 양주시 주장에 이유가 없다며 조정신청을 기각했다. 광명시 종합장사시설을 둘러싼 안양·광명간 갈등은 기피시설인 봉안당 설치에 대해 안양시가 주민피해를 이유로 반대한 경우다. 현재 수원시 호매실동 지역주민들의 소송이 진행 중인 화성 함백산메모리얼파크 분쟁과 유사하다. 안양·광명간 갈등 당시 도는 안양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8년 용인수지지구 위탁하수처리비를 둘러싼 용인과 성남과의 갈등에서도 도는 용인에게 미납된 연체료를 성남에 납부하고, 성남은 용인시의 차량압류를 해지하도록 권고해 분쟁을 조정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도 분쟁조정위를 통해 해결된 분쟁사례는 전무하다. 갈등을 빚고 있는 지자체들의 신청이 전무해서다. 앞선 5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분쟁조정위의 조정 결과가 일정부분 강제력을 지니기 때문에 각 지자체마다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해 조정 신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재안 꺼내든 道, 지자체 설득가능할까= 38년을 이어온 상수원보호구역 갈등에서 도는 이해관계에 놓인 지자체들 공통의 목표인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한 실무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이 갈등 해결에 중점을 둬온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재광 평택시장·정찬민 용인시장·황은성 안성시장을 직접 초대해 중재안을 테이블에 올려놨다. 현재 이 중재안은 세부적인 추진방향을 놓고 도와 각 지자체 실무자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도는 연초 종결을 목표로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같은 생활권내에서 다른 행정구역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온 수원·용인간 갈등에서도 도는 ‘토지 대 토지’가 아닌 공공시설물 등을 포함한 비토지를 협상안에 포함시키는 안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달라 아직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분쟁조정위가 유명무실해진 현재 도내 지자체간 분쟁해결에서 도가 어느정도까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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