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청장의 재선인가, 더불어민주당의 탈환인가.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연수구청장 선거는 안갯속이다.

연수구는 수십 년간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이었으나 지난 6대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역이다.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연수구청장 선거 역시 지난해 5월 대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과 현직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의 5파전이 될 전망이다.

현 이재호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고남석 전 구청장이 거론되면서 전·현직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지열 현 구의원과 고남석 전 청장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와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당의 단일화 여부도 볼거리다.

▶더불어민주당

당 공천만 받으면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 당 등 야당보다 인물도 풍부하다.

정지열(56) 구의원이 벌써부터 구청장 출마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고, 고남석(59) 전 구청장과 박재호(62) 인천시당 부위원장 역시 내년 선거 출마를 위해 서서히 몸을 풀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의 당 공천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조기에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고남석 전 구청장이 현 이재호 구청장에 밀려 낙선했지만 당내에서는 지난해 5월 대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구청장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제6대 연수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내고 4선을 기록한 정지열 의원은 구청장 출마를 사실상 가장 먼저 선언, 지역 내 각종 행사에 대부분 참석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남석 전 구청장은 지난 제2·3대 인천시의원을 지내는 등 풍부한 정치 경험이 강점이다.

설욕전에 나설 때가 다가오고 있지만 먼저 뚫어야 할 것은 당내 경선이다.

박재호 부위원장도 구청장 선거에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면서 당내 경선이 사실상 결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속에 ‘누가 9부 능선을 넘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인물이 없다.

지난해 대선 이후 위축된 자유한국당의 현 주소다.

이재호(58) 현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인물이 없다.

제4대 인천시의원을 지낸 이성옥(51) 공인노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출마할지 미지수다.

이재호 구청장은 탄탄한 조직과 ‘현직 프리미엄’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재호 구청정은 이흥수 동구청장, 장석현 남동구청장과 함께 지역내 ‘3인방’으로 불리지만 본인은 이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고남석 전 구청장을 이겨본 경험과 현직 구청장이라는 인지도는 이재호 청장만의 무기다.

다만, 갈수록 안 좋아지는 자유한국당의 이미지는 넘어야 할 산으로 보인다.

공인노무사인 이성옥 전 인천시의원은 인화여고 총동창회장으로서 지역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구청장 선거 출마에 대한 채비를 갖춰가는 모습이다.

이재호 구청장보다 인지도에서는 부족하지만 신선함과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과거 시의원을 하면서 얻은 정치내공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정승연(51) 인하대 교수도 출마설이 나돌고 있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의당

전직 인천시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가운데 각자 성향이 다른 후보들의 당 공천을 위한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야 3당 단일화가 이뤄져야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추연어(59) 전 인천시의원은 최근 인천 연수구 지역난방 열요금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활동에 나서는 등 내년 구청장선거에 나서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역 밑바닥 민심을 잘 안다는 점과 시의원을 하면서 얻은 정치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속에 국민의 당 소속으로 ‘다크호스’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용재(51) 전 인천시의원도 여전히 주위에서 구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본인도 정책 입안가라는 강점을 내세우는 등 출마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의원은 한나라당 연수지구당 부위원장, 한나라당인천시당 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바른정당

바른정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박영일(52)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도 거론된다.

박 교수가 연수구청장에 출마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낮은 정당 지지도로 인해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향후 국민의 당과 통합 여부에 따라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정의당

정의당도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속에서 눈에 띄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혁재(44) 중앙당 사무총장과 김상하(53) 변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총장은 본인은 즉답을 피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의당 내 연수구청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비중있는 존재다.

지난해 20대 총선 연수구을 국회의원 선거 정의당 후보였던 김상하 변호사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서울대 출신으로 법무법인 인천시민 대표변호사, 진보신당 인천시당 민생상담센터 대표 등을 역임했다.

정의당은 어떤 후보가 출마하든 현 구청장과는 다른 ‘젊은 정당’을 강조하면서 20~30대 젊은층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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