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13일에 치러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라는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여당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고 유례없는 득표율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출한 '촛불 민심'을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의 입장에서는 약 1년여의 시간동안 얼마나 적폐세력을 청산하고 당의 이미지를 쇄신했느냐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까진 선거 판세의 무게추가 민주당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져 있다보니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여왔던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라는 성벽을 두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보수진영과 이번에는 반드시 탈환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는 진보진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를 짚어봤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1천300만 경기도민을 이끌 경기도호(號)의 선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19대 대선 후 1년 만에 치러지는 만큼 문재인 정부의 성장동력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0%에 육박하는 대통령의 지지도를 등에 업고 내년 지방선거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지사의 자리를 보수진영에서 20여년 동안 철옹성처럼 지켜왔던터라 진보진영에서도 이번 선거는 반드시 이긴다는 필승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북핵 위기와 사드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상황 등은 악재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여당은 도지사의 패권을 움켜쥐려는 다수의 후보자들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남경필 경기지사를 제외하면 뚜렷한 후보자가 없는 상태다.

62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자유한국당의 쇄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에 현역의원을 우선해 선임한다는 것 자체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원외 당협위원장보다는 현역 의원들이 인지도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분석되는 지방선거에서 반전을 꾀할 방책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에서라면 남경필 지사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내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인지도면에서 남 지사를 따라올 마땅한 후보가 없는 데다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검찰에 조사를 받는 내홍까지 겪고 있다.

한국당 내부적으로도 남 지사만한 인물이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당의 입맛대로 컨트롤하기가 힘들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보수진영, 남 지사 독주 속에...자유한국당·국민의당 일부 대항마 거론=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재선 성공 가능성이다.

남 지사는 최근까지도 재선 도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경기도청 안팎에서는 재선 도전을 확실시 하는 분위기다.

현역 프리미엄에 대한 빛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경필 경기지사를 향해 잇단 쓴소리를 날리고 있지만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복당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자유한국당 입당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유력 후보였던 원유철 의원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이우현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같은 처지에 놓여있어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남은 기간동안 친정이었던 자유한국당과의 관계를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따라 남 지사의 재선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보수진영 인사로는 MB계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중경 전 장관은 경기도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때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는 등 금융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재무관료다.

임태희 전 장관은 16대~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고용노동부 장관과 청와대 대통령 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서 현재까지 출마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보수 측에는 남겨진 과제다.

국민의당에서도 도지사 후보자를 낼 경우 보수진영의 표가 양분돼 보수진영의 당선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당에서 거론되는 후보자는 손학규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수원갑)과 이언주 의원(광명을), 박주원 전 최고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다.

▶진보진영, 민주당내 물밑 싸움 치열...정의당 출마도 관심=민주당은 다수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후보자들마다 각양각색의 무기로 무장하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압도적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새해로 접어들면서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시장 역시 한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의 차이는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정책적으로 승부를 가려야 하지 않겠냐고 발언한 바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 올린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찌감치 도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 사실화했다. 최근에는 온·오프라인,방송활동 등을 통해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이 시장은 당내 계파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민들과 SNS 등을 이용해 활발하게 소통하며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순탄치 않은 가족사가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전해철 경기도당 위원장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으로 꼽히는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위원장은 당내 튼튼한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인지도를 확충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경필, 이재명의 양강 구도에 정면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내 탄탄한 정치기반을 바탕으로 경선 승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낮은 인지도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양 시장은 광명동굴 개발과 코스트코, 이케아 등을 광명역세권에 유치시키면서 지지율을 높여왔다.

경기도지사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양 시장은 최근 자서전 행사를 이재명 시장의 ‘심장’인 성남에서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지사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당내 조직력이 약하다는 점이 양 시장의 남은 숙제다.

안민석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도지사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일약 스타의원으로 떠오른 안민석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 등 의원으로서 중요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구를 탄탄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안 의원을 둘러싼 루머도 많아 도지사 경선에 뛰어들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정의당은 경기지역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대선을 완주한 심상정 전 대표(고양갑)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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