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입주의식 추진
사전 소음실태조사도 없이 인천시 16억8천만원 예산 배정
바람길 막아 악취가중 우려

평택시가 악취와 미세먼지로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세교일반산업단지 동쪽 경계에 ‘주민편의 필수사업’중 하나로 방음벽 설치를 추진해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수십년간 악취로 고통받아온 지역주민들에게 시급한 것은 세교산단 일대의 악취 저감대책인데 사전 실태조사도 없이 방음벽을 설치해 대기 정체현상에 따라 악취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평택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세교일반산업단지와 맞붙은 1, 2, 3차 2천807세대 규모의 힐스테이트 아파트 입주가 이달부터 시작됨에 따라 입주민의 소음피해 민원 해소를 목적으로 16억8천만 원의 방음벽 설치 예산을 배정했다.

그러나 산단에서 발생하는 소음 방지를 위한 방음벽 설치는 아파트 입주 이전에 아파트 시행, 시공사가 설치해야 하는 것이고, 시 예산은 악취 현황조사 및 저감대책을 위해 써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평택시의회 제195회 정례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들은 “사전 소음 실태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부터 상정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아파트 입주 이전이기 때문에 평택시 예산이 아닌 아파트 시행사가 사업비를 부담해서 방음벽을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시는 방음벽이 실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사전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예산부터 세웠고, 시의회의 지적에도 방음벽 설치가 ‘주민편의 필수사업’이라며 예산을 최종 승인했다.

다수 시의원들은 방음벽 설치 공사가 올해 9월 시작해 12월 준공하는 것으로 계획됐기 때문에 2018년도 평택시 본예산에 ‘소음 및 악취 현황조사, 저감대책 용역비’를 세워 세교산단의 악취문제 해결에 나섰어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또 방음벽 설치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산단과 세교중, 평택여고 사이에 방음벽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바람길이 바뀌어 세교중의 경우 산단 악취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 정체현상과 중층 아파트의 소음 굴절피해도 우려된다.

박환우 평택시의원은 “방음벽이 없다면 자연 바람으로 대기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데 방음벽으로 인해 대기 정체현상이 유발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방음벽은 저층 입주자들에게는 소음 피해를 막는데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층 입주자들은 소음이 굴절돼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음벽 보다는 현장에 맞는 나무를 심어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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