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주를 시작한 화성 동탄2신도시 일부 지역 아파트 입주율이 한 달 넘도록 20%대를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물량 증가로 수요자가 관망세를 보이고, 투자자가 실수요자로 개편되면서 입주가 지연된 탓으로 풀이된다.

동탄지역에 이달 풀리는 입주물량은 3천여 세대다.

14일 찾은 동탄2신도시의 A아파트(746세대). 이곳은 지난달 중순 준공하며 당초 예정됐던 1월 초보다 2주 가량 빠르게 입주자를 받기 시작했다. 이 단지의 입주기간은 다음달 말까지로 통상 입주기간이 45~60일인 점을 감안하면 기간을 1.5배 연장했다.

하지만 입주사무소와 시공사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입주율은 이날 기준 20% 초반에 불과했다.

입주개시 한 달이 넘도록 10채 중 8채가 빈집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A아파트는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분양가보다 최대 1억 원 가량 낮춘 가격에 전세 물량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인접한 두개 단지 아파트가 추가로 입주가 시작돼서다.

총 2천700여 세대에 달하는 두 아파트 역시 A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에 전세 매물이 풀려 있는 상황이다.

동탄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앞으로 2주 후에 입주가 개시되는 아파트들 역시 A단지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에 전세매물이 형성돼 있는 상태”라며 “기반시설이 아직 조성돼있지 않다는 남동탄 외곽지역의 약점과 전세 수요자들의 관망이 맞물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당초 분양권의 60~70%가 주인이 바꼈다. 입주자가 투자자에서 실수요자로 재편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근 B·C아파트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의 경우 전체 수요자 중 60~70% 정도가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며 “일련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으로 남동탄 외곽지역의 프리미엄이 전체적으로 하락,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분양권을 투매하거나 역전세난을 맞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는 다음달 2천여 가구, 3월 1천500여 가구 입주가 추가로 예정돼 있어 한동안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정책이 가장 큰 요인이긴 하지만 공급과잉은 거의 모든 신도시들이 한 번씩 겪는 현상”이라며 “과잉된 물량이 인구유입으로 해결되는 데 까지는 통상 2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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