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소미미디어│368페이지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번엔 겨울을 맞아 스키장 추격전으로 돌아왔다.

‘눈보라 체이스’는 스노보드를 즐기는 평범한 대학생 다쓰미가 스키장을 찾았다가 돌아와보니 살인 용의자로 몰려, 자신의 무죄를 밝혀줄 한사람을 찾아, 거대한 스키장에서 쫓고 쫓기는 자들의 질주를 그리고 있다.

취업 전 마지막 겨울을 원없이 불태우려 니가타의 한 스키장으로 와키사카 다쓰미. 출입금지 구역에서의 짜릿한 스노보딩도 잠시, 도쿄로 돌아오니 갑자기 살인 용의자가 돼 경찰이 집을 에워싸고 있다.

다쓰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지만, 법학도 친구 나미카와는 상황의 법리적 심각성을 알리며 당장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야 한다고 재촉한다.

다쓰미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유일한 사람은 살인사건 발생일 새벽,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난 미인 스노보더 한 명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다른 동아리 부원의 차를 빌려, 그녀가 ‘홈그라운드’라고 언급한 전국 최대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으로 무작정 떠난다.

다쓰미와 의리파 대학 동아리 친구들, 다쓰미를 먼저 체포해 공을 세우려는 형사들, 살인자가 숨어 들어왔다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적극 개입하는 사토자와 온천 마을 사람들, 그리고 다쓰미의 누명을 풀어줄 수수께끼의 여인 등 거대한 스키장을 무대로 긴박감 넘치게 전개된다.

‘백은의 잭’ ‘질풍론도’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설산 시리즈 작품인 ‘눈보라 체이스’는 제목 그대로 눈보라 속에서 경쾌하게 질주하는 스노보드를 닮았다.

거대한 스키장 안에서 아주 작은 단서 하나로 서로를 쫓고 피하는 추격전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달리듯 전개되며 읽는 이마저 그 속도감에 휩쓸리게 만든다.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어른거리는 ‘여신’에 대한 궁금증까지 겹쳐져 더욱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눈보라 체이스’는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장기가 한껏 발휘돼 있는 작품으로, 설산 시리즈 작품 중 가장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 작가이면서도 폭넓은 작품세계로 호평 받는 작가다. 그의 소설에서 ‘여성’은 소재나 주제로 많이 쓰이며 사회적 문제나 성정체성 등을 자주 다루며 문제의식을 잘 부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겨울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가 묘사하는 스노보드의 쾌감과 거대한 스키장의 풍경 또한 이 책의 즐거움 중 하나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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