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 친모를 죽이냐”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의 현장 검증이 15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한 아파트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피의자 김성관(36)씨는 오후 1시10분께 포승줄에 결박당한 채 현장에 도착했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콧수염을 기르고, 연한 회색 패딩을 걸쳤는데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은 가라지 않았다.

미리 나와 있던 주민 40여 명은 김씨를 보자마자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근 한 주민은 “무서워 살 수 가 있겠느냐”며 “돈이 뭐라고 친모를 죽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을 삭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현장 검증이 시작되자, 범행 검증 현장은 경찰 인력 60여 명 아래 철저한 통제가 이뤄졌다.

김씨는 순서에 따라 범행 과정을 담담히 재연했고, 아파트 내부 상황을 재연할 때는 감정이 격해져 흐느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담담하게 현장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16일에는 강원도로 현장 검증이 계획돼 있고, 이번주 중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씨(당시 55세)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빼낸 김씨는 범행 사흘 뒤 아내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여 전 뉴질랜드에서 벌인 절도 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속됐다.

지난달 1일 뉴질랜드 법원에서 열린 절도 사건 재판에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앞서 구속된 기간을 포함해 절도 사건에 대한 형량을 모두 복역하고 지난 11일 국내로 송환됐다.

김씨가 체포된 뒤 아내 정모(33)씨는 자녀들과 함께 지난해 11월 1일 자진 귀국했으며, 김씨의 공범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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