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오독오독
파도를 베어 먹는
계집아이를 보러
바다에 가는 중이야
 
조류를 거슬러 버둥대느라
밀려갈 수 없었던
캄캄한 세월 지나서야
 
진주가 되지 못한 사랑이
자그락자그락 부딪히는
이명의 해안선을 따라
 
입술에 파도소리 묻힌 채
밀려만 오는
해초 같은 계집아이를 만나러
지금 가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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