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억 먼지처럼 날아갔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남경필 경기지사가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실효성이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남 지사는 환승손실보전금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16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남경필 지사는 “서울시는 ‘미세먼지 공짜운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자 미세먼지 비상저감대책으로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 운행했다.

이같은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대책은 1일 48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 지사는 “국민 혈세가 먼지처럼 날아갔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남 지사는 “전체 운전자 가운데 20%가 참여할 경우 1% 정도 미세먼지 농도 감소가 예측됐지만, 어제는 2%가 참여해 효과는 전혀 없었다”면서 “하루 공짜운행에 50억 원, 열흘이면 500억 원, 한 달이면 1500억 원이 든다”며 혈세낭비를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와 인천시는 차별만 느끼며 국민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단 한 번도 경기도와 상의 없이 시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환승손실보전금 협약으로 경기도는 십년동안 7천300억 원을 부담했다”면서 “그중 서울시가 약 3천300억 원을 가져갔고, 이번 공짜운행 비용의 약 10% 역시 경기도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10년간 7천억 원에 달하는 환승손실보전금의 불합리성과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놓고 정면승부를 던진 것이다.

남 지사는 “(환승손실보전금이)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의 혈세니까 서울시민에게 쓰지 마십시오라고 제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시장님도 할 말 많으실 것”이라며 “더는 피하지말고 의논이라도 해보자”라며 박원순 시장의 토론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같은 경기도의 반발에도 불구, 17일도 대중교통 무료이용 조치를 강행할 것을 예고했다.

황영민·오정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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