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타글어가는 '구강작열감증후군'

하루 종일 입에 불덩이를 물고 있는 것 같아요



입안에서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지속적으로 혀나 입안에서 화끈거리거나 얼얼함, 따끔거림, 미각 변화, 감각이상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상태를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환자가 폐경 이후 중년 또는 노년층 여성이고, 젊은 여성이나 남성에서도 간혹 관찰된다.



타액 분비량 저하되면 작열감증후군 발생 위험.

증상이 가장 빈발하는 부위는 혀끝과 혀의 가장자리다. 그 다음 증상이 잘 나타나는 부위가 입천장과 아랫입술 부위다. 미각의 변화나 건조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하루 종일 구강 내에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나 식사할 때에는 증상이 일부 감소하는 경우도 있고 얼음이나 찬 아이스크림을 물고 있을 때 증상이 감소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구강작열감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조절되지 않는 빈혈이나 당뇨, 비타민 B12 부족증, 아연 및 마그네슘 부족, 갑상선 기능 이상 등으로 인해 구강 내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면역력에 문제가 있거나 타액 분비량이 저하돼 구강 점막에 진균 감염이 생기면 작열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구강작열감을 호소하는 환자 중 이런 원인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를 진성 구강작열감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성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 심리적 원인 등으로 감각신경계에 기능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꾀병 오해 작열감증후군… 스트레스 인한 증상 악화의 원인.

대학병원에 오는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중에는 여러 병원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병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적합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뚜렷한 상처나 병변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치료가 필요 없다고 하거나 주변 사람 중에서는 꾀병이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강작열감증후군은 명백한 질환이다. 하루 종일 통증에 시달려 지치는데 주변에서 꾀병으로 치부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나 예후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심리적 스트레스가 증상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강작열감증후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서둘러 내원해야 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혈액검사, 심리검사, 진균 검사 등이 복합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작열감이 있는 환자에게는 혀로 치아를 밀거나 씹는 행동처럼 필요 없는 자극을 줄일 것을 권유하고, 진균 검사에서 곰팡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국소적·전신적 항진균제를 사용해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국소적·전신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구강 내 작열감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병력 청취가 이뤄진 후에 진료를 시작해야 하며,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도움말=강정현 아주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김동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