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으로 습지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습지는 경관적, 생태적, 생산적 이용 및 생태관광의 장소로도 각광받으면서 중요성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람사르협약’에서는 매년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World Wetland Day)로 지정,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부터 이를 기념하고 있다.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아도 물 없이는 살수 없다는 말이있다. 습지가 사라지면 물도 사라진다고 한다. 습지를 ‘지붕없는 생태박물관 또는 생태학적 슈퍼마켓’이라고 할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곳이나 , 그 동안 습지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하고 혐오스럽고 지저분한 곳으로 여겨져서 개발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매립할 수 있는 땅으로 여겨왔으며, 농경지조성, 택지개발 등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개발압력에 노출되었고 그 결과 우리 주변에서 점차 습지가 사라져 갔으며 그 규모는 이루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습지를 훼손하거나 손실하는 경우 생태적, 환경적 영향은 매우 지대하다. 습지의 면적이 줄어들면서 생물다양성이 갈수록 줄고, 수질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홍수와 같은 재해의 발생빈도가 늘어가는 것은 물론, 나아가 물이 없어짐으로 인해 도시열섬현상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대한 부담을 가중 시키고 있다.

필자는 작년에 군포시 관내 습지생태계 보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하여 홍콩습지공원을 방문한 바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홍콩하면 도시와 쇼핑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70%이상이 녹지대인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는 도시였다.

홍콩습지공원은 홍콩서북부지역 틴수이와이에 위치해 있으며 홍콩인들의 각별한 자연사랑으로 탄생했다고 하는데 원래 천연습지를 개간해 사람들이 살다가 다시 땅을 엎고 습지로 조성하여 일반에게는 2006년 개장했으며, 면적은 61ha로 연안과 인접한 북쪽강을 접하고 있는 동쪽을 제외한 나머지는 도시지역과 접하고 있으며, 특히 습지공원 서쪽은 초고층주택이 병풍처럼 습지를 감싸고 있었다.

시내에 위치한 관계로 접근성도 좋고 생태교육적인 여건이 좋아서 생태관광지로는 최적이였는데 도심에 위치해 있는것은 군포시 초막골생태공원과 비교되었다.

공원입구에는 3층 규모의 콘크리트로 된 상당히 큰 규모의 홍보관이 세워져 있었으며, 중심부는 태양광을 직접 받도록 상부에 유리로 된 창을 내었고 건물옥상은 모두 식물을 심어서 하늘에서는 습지의 일부로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내부에는 안내데스크를 비롯해 기념품 판매장과 전시관이 갖추어져 있어서 생생한 전시와 함께 습지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습지를 알리기 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자원봉사활동, 체험활동, 그림그리기대회, 습지의 아름다운 사진공모전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견학와서 스케치북에 잎모양등을 그리고 있었다.

홍콩습지는 자연습지는 보호하면서 인공습지를 만들어 인공습지에서는 습지체험등 교육적 공간으로 조성하고 자연습지는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시스템으로 보호지역, 완충지역, 전이지역으로 구분 관리하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용도구획 프로그램 원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홍콩습지공원은 관람객들이 쉽게 습지를 접하여 중요성을 체험하고, 또한 관광을 목적으로 설계된 세련된 생태공원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으며 도심 내 습지로서 시사하는바가 컷다.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푸른 숲, 쉬어갈만하면 나타나는 벤치들, 조용한 정적가운데 들려오는 새소리는 홍콩 여행의 색다른 쉼표를 감동으로 찍어주었으며 습지공원 견학을 통하여 개발과 보전의 조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사라져가는 도시습지를 효율적으로 보전하고 복원하며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하는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과제이자 숙명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 오늘이다.

정등조 군포시 안전환경과장, 자연환경관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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