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커피업계에서는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이는 잔치국수나 칼국수에 파스타면을 넣어 먹는 것과 같지요. 제가 개발한 ‘코리아카노’는 한국인의 정서와 입맛에 딱 맞는 커피입니다.”

김포 걸포동 소재 ‘커피볶는집 리베’를 9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영범(59) 대표는 18일 국내 커피시장의 현주소를 이같이 비유했다.

보통의 경우 에스프레소 머신에 50~60(8~9g)의 원두를 사용해 약 1온스(28.35㎖)의 원액을 추출한다. 그 이상을 추출하면 이취와 함께 역한 맛이 나는 탓에 국내 대다수의 커피전문점들이 이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한국인들에게 커피는 대화의 매개체로 이용되면서 이미 생활속 깊이 스며 있다”며 “때문에 커피를 조금 더 긴 시간을 두어도 풍미를 잃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끊임없는 연구와 부단한 노력 끝에 정서와 입맛을 사로잡는 커피 ‘코리아카노’를 개발했다. 이 커피는 통상적인 틀을 깨고 같은 양의 원두로 2온스의 원액을 추출해 식어도 쓴맛이 없고 오히려 단맛을 내 이미 업계에서는 그 명성이 높다.

그 비결은 로스팅과 생두의 품질에서 비롯된다. 보통의 경우 원두를 8~13분 정도 볶는데 반해 김 대표는 약한 불로 20분 정도 정성을 들여 직접 볶아낸다.

그는 “잘 볶아진 콩을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떫은맛이 사라진다”며 “잘 숙성시킨 콩을 그때 그때 먹을 만큼만 갈아서 사용하고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릴 때에도 여과지에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천천히 내리면 맛 좋은 커피가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원두 또한 파나마 바루화산지역 해발 1천650m 이상 최적의 조건에서 소량 재배돼 국제경매로만 찾아볼 수 있는 세계 최고 품종 ‘에스메랄다 프라이빗 컬렉션 게이샤’를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생두를 잘 골라야 하는데 수확한 지 1년이 지난 것은 구입하지 않는다”며 “또한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로스팅 전 벌레가 먹은 것과 상한 것을 일일이 손으로 골라 사용한다”고 자신만의 원칙을 밝혔다.

이처럼 김 대표의 철학과 노하우를 담은 커피는 2016년 대한민국 커피축제와 커피 & 티 페어, 2017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힌 서울카페쇼에 초청돼 열린시음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 입맛에 맞춘 커피의 정착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10여차례의 세미나를 열어 커피 관련 소규모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커피가 일상생활에 자리한 기간이 아직 오래되지 않아 한국에 맞는 커피가 일반화 되지 않았다”며 “국내 정서와 입맛에 맞춰 편히 즐길 수 있는 커피를 개발·보급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표명구·노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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