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만 함께 걸어갈/홍순영/시인동네



‘오늘까지만 함께 걸어갈’은 인천 출신의 시인, 홍순영의 2번째 시집이다.

2011년 ‘시인동네’로 등단한 홍 시인은 이번 새 시집을 통해서 의미와 의미의 거리두기로 낯설음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한 시간 속에서 발견한 것들로 새로움에 가속도를 낸다.

이 시집의 정수는 감정의 벌거벗음에서 마주치게 된 숱한 깨달음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한다니” 그럴 수 없으므로 시인은 쓰고, 쓴 시들은 ‘오늘까지만 함께 걸어갈’ 영원할 수 없는 우울하고, 또 다정한 것들로 다가온다.

“금세 돌아설 수 있을 만큼의 거리가 주는 안도감은 묘하게 슬프고 아늑하다”라고 고백하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함께이거나 함께일 수 없는, 이름 없는 감정들의 향연이다.

그것을 일상 곳곳에서 발견해 이름을 불러주는 시인의 다정하고 차가운 시간이 시집 속 52편에 녹아 있다.

오민석 단국대교수는 이 시집을 “두터운 상징의 숲”으로 해석했다. 시집은 일상의 사방에 낯설고 새로운 장치를 설치하고, 새로운 의미의 폭발을 기다리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값 9천 원.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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