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된 목선 내에서 해경이 찾은 시신 3구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1시 59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북서방 6.44km 해상에서 목선 1척이 전복된 채 발견됐다.

선명(배 이름)이 흐릿하게 한자어로 적혀 있고 국내에서는 현재 목선을 쓰지 않아 중국어선일 것으로 추정됐다.

해경은 해군 2함대 사령부로부터 “전복된 선박이 조류에 떠밀려 내려오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 경비함정 6척과 항공기 2대 등을 투입했다.

백령도 용기포항 인근의 저수심 해역으로 이 목선을 예인한 해경은 잠수사 26명을 투입해 선내 조타실에서 시신 3구를 찾았다.

이들 시신은 티셔츠와 내복 등을 입고 있었으며 신발은 모두 신고 있지 않았다.

해경은 시신 3구에서 신원을 특정할 만한 소지품이 전혀 나오지 않음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DNA가 나오면 중국 측에 신원확인 요청을 할 계획이다.

앞서 해경은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해당 목선과 관련한 정보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목선의 선적을 알 수 없어 승선원 수가 파악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최종 실종자 수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은 사고 이틀째인 이날 해군과 함께 경비함정 20여 척과 잠수요원 20여 명을 사고 인근 해역에 재차 투입해 수색하고 있지만, 추가로 실종자나 시신을 찾지 못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류가 2∼3노트(시속 3.7∼5.5㎞)의 속도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른 만큼 해당 목선이 서해 NLL 북쪽 해역에서 사고가 난 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남쪽으로 내려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한국어선은 아니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실종자 수색을 일단 5일간 계속할 예정”이라며 “이후 진행 상황을 보고 수색을 종료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