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라지만 벌써부터 기초단체장 선거판이 후끈거리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 얘기라지만 기초단체장보다 한 체급 위로 통하는 금배지들도 이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알다시피 대개의 기초단체장 출신이 의원직에 도전하는 사례는 있어왔어도 이러한 반대 현상은 드물었다. 더구나 전직도 아니고 잘 나가는 현직 의원들이 금배지를 뒤로하고 기초단체장을 넘보는 일은 이번 선거가 전례를 깰 것 같다는 후문이다. 왜 이렇게 기초단체장이 인기가 많은 것인가. 우리는 지방자치제도의 점진적인 연착륙 효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예산이나 권한이 막강한 지자체장 선거인 탓도 없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성남 분당을·초선)의 경우 기회가 되면 6·13 지방선거때 성남시장에 출마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김 의원 외에도 이미 여권에서 성남시장 후보를 원하는 인사들은 많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재명 지금의 성남시장이 경기지사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무주공산으로 남을 자리인 탓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등이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인물이다. 경선이 치열할 것이 분명함에도 어쩔 수 없는 정치현실이라는 자평을 받고 있다. 성남뿐 아니다. 수원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 염태영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한 수원에서 같은당 이기우 전 의원이 염 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치열하게 준비 중이다.

물론 같은 지역 야권에서도 선수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바른정당의 김상민 전 의원, 자유한국당의 김용남 전 의원, 박종희 전 의원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도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최성 시장에 맞서 한국당의 김태원·박보환 전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금배지 출신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예는 드물다. 따지고 보면 경남 창원에서 2014년 지방선거 때 4선 출신의 안상수 전 의원이 창원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 어찌보면 출발선일 수 있다. 물론 생각하기에 이렇게 전직 의원이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일단 사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직 의원이 금배지를 뒤로하고 기초단체장을 바라는 배경에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 하나는 일단 경기도의 수원. 용인 같은 광역단체급 기초단체장의 경우 자체 재정이 여유롭고 정치하기 좋은 배경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그럴 수 있다. 다시말해 국회의원보다 더 풍토가 좋은 얘기들을 만들어 가기 좋다는데 있다. 따져보지는 않았어도 성남시장의의 경우 재량을 발휘해 쓸 수 있는 돈이 경기지사 보다 많고 여러 행정 경험을 쌓기 좋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결국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정치인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얼굴 알리기에 당장의 선거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 떨어지더라도 그렇다는 얘기다. 물론 후보군이 복잡해 지면서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의 속성을 볼 때 승자의 상황에 맞춰 돌아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은 지방자치의 큰 틀을 다시 만들기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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