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만명 불구 의료시설 부족… 대형병원 가는데만 최대 40분
경기침체로 병원부지 개발 지연… 인천시 "이전 검토 등 주민의견 수렴"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이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2 인천의료원’ 설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거주 인구가 7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하나 없기 때문이다.

22일 영종하늘도시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응급실 기능을 갖춘 150병상 규모의 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요구하는 민원을 인천시에 제기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간 영리 목적의 종합병원이 지역에 들어서지 않자, 공익을 위한 의료원 설립 요구로 선회 한 것이다.

최근 5년간 매년 3~4천여명씩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영종하늘도시를 비롯한 영종도 인구는 6만 8천여명을 넘어섰다.

특히 인천공항을 오가는 1일 이용객은 10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의료 수요를 충족할만한 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주민들은 인하대병원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내 응급실과 모아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응급실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차량으로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30~40분을 허비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일 경우에는 소방 헬기가 동원돼 약 30㎞ 떨어진 서구의 대학병원인 가톨릭국제성모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에 병원 부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종하늘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병원 부지를 조성하긴 했으나,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개발이 늦춰지면서 후순위로 밀린 상태다.

시도 주민들의 이 같은 민원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지난 1997년에 설립한 300병상 규모의 동구 화수동의 인천의료원이 접근성 등을 이유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중앙부처와 협의, 인천시 재정현황을 비춰볼 때 3천억 원 규모의 국·시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영종지역의 의료수요 미충족이 문제되는 바, 추후 인천의료원 이전 또는 제2 인천의료원 설립에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찬 인천 중구의회 의원은 “인천시와 LH가 추진하는 120억 원짜리 시립봉안당 보다 공공의료 기관 설립이 더 시급한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인천시와 정치권에서 영종주민들의 의료사각지대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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