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비트코인 거래와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거래시장에 우리나라 청년 수백만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 우려스러운 생각이 든다.

사회 구조의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경제 불황에서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 역시 국민 모두가 한탕주의로 빠질 수 밖에 없는 본질은 외면하고 허둥지둥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상화폐는 2008년 일본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개발하여 그 소스코드를 공개하면서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나오고 거래소와 거래 시장이 우후죽순 형성되었다.

비트코인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량의 20%정도가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가 과연 기존의 화폐와 병용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데 화폐의 기능으로써 가장 중요한 교환 수단으로써의 역할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화폐의 가치가 가상 화폐 커뮤니티 사용자들의 거래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법정 화폐와 큰 차이가 있다.

금융자본주의는 실물 경제와 무관하며 심지어 실물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많은 불필요한 금융 상품들을 개발해 왔다.

이는 분명 금융자본주의의 폐해이며 이에 대한 반발심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부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스템의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 보안기술은 향후 그 응용의 범위가 매우 크고, 잠재력이 큰 기술이기는 하나 앞으로 검증해야 할 시간과 법제도도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국가가 규제하기 어려운데 가상화폐가 현금화될 수 있는 창구가 전 세계 어디 한 곳에라도 존재한다면 정부가 거래를 막을 수 없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원천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으며 주식과 같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 성격이 강해 자금력과 경제활동 경험이 없는 청년 세대들이 여기에 뛰어들어 성공할 확률은 낮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의 경우 P2P(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직접 금융거래)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대출업계에도 부실 여파가 몰아칠 수도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청년세대들에게 투자금액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거래소 폐쇄를 하겠다는 것은 극단적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는 문제여서 신중해야 한다.

평생의 노력으로 힘들게 부를 축적했던 우리 선배세대들에 비해 불완전체인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젊은 세대들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20, 30대 세대들이 어렵게 마련한 대학등록금, 주택자금 등을 신기루처럼 날려버리는 것은 인생에서 너무나 큰 손실이며, 지금이라도 돈과 물질에 대한 과도한 욕망, 탐욕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참 의미는 돈에 있지 않다.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를 스스로 진지하고 심각하게 모색하는 시간 없이 시류와 선동에 자신의 주관과 인생이 결정되는지 냉정히 성찰해 보아야 한다.

금융감독원 직원의 비트코인 매도차익 관련 소식과 청와대와 정부 관련부처 간 엇박자 행정을 보며, 앞으로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해도 유효한 규제가 되기는 어렵고 신뢰도 주기 힘들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보기술 혁신에 대한 정부당국은 늘 뒤처질 수밖에 없어서 정부는 거래소를 엄격히 통제할 수 있는 보안 규정을 마련하고, 규제 보다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투기나 사기의 위험성을 환기하고 교육하는 것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민근 안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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