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식하기만 한 사람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만든 가장 쓸모없고 귀찮은 존재이다”라고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White Head)’가 말했다. 이제는 많이 안다는 것은 컴퓨터의 몫이 되었고, 사람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활용해서 새롭고 생산적인 정보를 다시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그런데 창의적인 일을 단순히 수치적 데이터로만 평가한다면 창의로 포장한 당장 보여주기식 모양새 만들기밖에 안된다고 본다. 4차 산업시대의 수치적 평가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한다.

이제 인간중심의 4차 산업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인류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지금의 정보화 사회로 가면서 수치화된 평가기준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하는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미래학자들의 의견은, 이런 시대는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그 생명력이 매우 짧게 유지되고 미래에는 인간중심의 시대가 전개되리라고 예견한 바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시대는 인간중심의 주제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의 보고에 의하면 현재 7세이하 어린이가 사회에 나가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65% 정도는 현재 없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래에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지닌 기계가 현재 우리의 일자리를 뺏고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올 것이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그 산업을 준비하고 4차 산업에 적합한 교육을 시켜야 우리 후대들이 인공지능 기계와 함께 살아남을 수 있고,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인간중심이 아닌 수치적 판단과 평가중심으로 가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산업도, 문화도, 인간 정신도 정체성이 없는 우주미아가 되어 버리는 4차 산업시대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리라 본다.

그러데 4차 산업혁명시대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어떨까? 교육개혁을 한다하면서 내놓는 정책들은 4차 산업시대와 역행한 평가를 위한 수치적 데이터만 뽑아내는 전시행적정책이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회 때 우리가 본 알파고는 세상에 나온 모든 바둑기보를 다 숙지하고 있었다. 이세돌 9단은 암기된 정보로는 도저히 알파고를 상대할 수가 없음을 보았다. 그런 알파고로부터 이세돌은 한 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제 ‘78수’ 덕분이었다 한다. 바둑계의 설명에 따르면, 제 ‘78수’는 기존 프로기사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한 수였다고 한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창의력 앞에 패배한 것이다. 알파고와 바둑경기에서 한 번의 승리였지만 이 경기는 우리에게 깊이 있는 교훈은 준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암기형이 아닌 창의형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격화된 교육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다가온 4차 산업시대인 세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암기형 인재, 규격화된 인재를 육성하는데 맞추어져 있다. 대부분의 교육 방식이 암기에 의존한다. 암기형 교육으로 치러지는 수능시험, 공무원시험, 각종국가고시 등등 암기로 얻은 정보는 가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암기위주 규격화된 학습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국가표준교육과정(NCS)을 선진국에서 이민자를 위한 초급직업훈련과정으로 만든 제도의 외형적 모습만 보고 국내에 도입하여 얼마나 여기에 준해서 교육을 시켰느냐에 따라 대학을 평가하고 대학예산도 차별지원 한다. 그러다보니 대학은 효용성이 낮고, 4차 산업시대에도 뒤처진 국가표준교육과정에 힘을 소비하고 있다. 절차로 평가해보면 행정이 목표가 되고 이를 위해 교육을 수단화하여 평가를 위한 수치적 데이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하루 빨리 교육시스템 개혁을 급히 서둘러야 한다. 외형적이고, 형식적이고, 규격화된 교육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이제 정량화된 정보는 컴퓨터 몫으로 맡겨두고, 4차 산업시대에 맞는 인간 중심의 창의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시급히 교육이 바뀌어야 할 때이다.

김재평 대림대 교수, 한국방송장비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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