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드걸. 연합
 이른바 '미투' 물결 속에 세계최대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1(F1) 주최 측이 올 시즌부터 경기진행 여성요원격인 '그리드걸'을 배치하지 않기로 하면서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그리드걸이 '포스트 와인스틴' 시대의 역차별이라고 항의하고 나섰다.

 레베카 쿠퍼(30)라는 그리드걸은 1일 일간 텔레그래프에 갑자기 주말 일자리를 잃은 데 당혹감을 나타내면서 그리드걸은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세간의 '성상품화' 시각을 반박했다.

 자신은 어려서부터 부친의 영향으로 자동차 스포츠를 좋아했기 때문에 본업인 모델 일을 하면서 기꺼이 그리드걸 모집에 응시했다면서 본인이 자부심과 함께 좋아하는 직업을 금지하는 것은 시대의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에 새벽 6시까지 도착해야 하며 자신은 거주지인 웨스트 요크셔에서 경기장인 실버스톤까지 150마일(약 240km)을 달려와야 한다면서 하루 수고비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100파운드(약 15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돈 때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소 신장 5피트 5인치(약 164cm) 제한 규정에 다소 노출이 심한 제복을 입기도하나 이는 직업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문제 삼는다면 F1뿐 아닌 링사이드 걸이나 다른 모든 행사장의 경우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리드걸은 단순히 외모만이 아닌 F1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면서 자동차 스포츠에 대해 모르면 팬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없고 대표하는 브랜드 팀원들과 함께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과열된 경기장 내 분위기상 관객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하나 이는 시중 술집 등에 비하면 훨씬 점잖은 편이라면서 근무 중에는 음주가 금지되고 경기 후 다른파티에 참석하는 일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리드걸은 결국 해당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하기 힘든 직업이라면서 무엇보다 본인이 좋아해서 택했고 즐기는 직업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루이스 해밀턴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과 한 팀을 이루고 어울리는 기회를 얻는것이 흔치 않음을 지적하면서 6살인 자신의 딸이 비슷한 직업을 택하더라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직 그리드걸인 유명 모델 출신의 멜린다 메신저는 같은 신문에 자신의 그리드걸 시절이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순간이었다면서 그러나 시대 변화와 함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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