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해고요?… 편한세상 위해 동행할래요"

▲ 지난 1월 경비원들을 위한 휴게실 개소식에서 김춘수(오른쪽 두번째) 검단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입주민, 경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규기자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시작된 아파트 경비원 해고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경비원을 해고하거나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을 깎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경비원의 휴게실까지 마련한 아파트가 등장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전국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A아파트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오르면서 이 아파트 뿐만 아니라 전국 아파트들이 경비원을 해고하거나 휴식시간을 늘리 등의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휴식시간을 늘리고 그 시간만큼 임금을 제외하면서도 실제로는 휴식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의 사례도 등장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경비원 해고 논란 속에서도, 경비원의 급여를 올리고 휴게실까지 마련한 아파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시 서구 왕길동에 위치한 검단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월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해 경비원 14명의 월급을 올렸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휴식시간이나 경비 인력을 줄이지 않고 급여를 12% 인상해 ‘착한 아파트’로 불리고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의 월급은 지난해 216만 5천 원(세전)에서 올해 242만 9천115원으로 인상됐다.

24시간 교대 근무하는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휴식시간도 1일 8시간으로 다른 아파트(5~6시간)와 비교해 많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원들이 휴식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해 16.53㎡(5평) 규모의 휴게실도 마련했다.

휴게실에는 경비원들을 위한 냉난방기와 정수기 등을 비치했다.

김춘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입주민들과 상의한 끝에 휴식시간을 조정하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해 경비원들의 월급을 인상했다”며 “적절한 처우에 경비원들도 만족하고 일도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아파트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아파트에서 인건비 문제로 경비원을 해고 한다는 소식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최저임금 인상 이후 경비원 해고가 사회적 문제인데 좋은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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