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손가락이 저려서 병원에 방문했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손을 많이 사용하신다고 한다. 1년전부터 손가락이 한번씩 저리고 손목에 통증이 있었는데 한달 전부터는 밤에 잠에서 깰 정도로 손가락이 저리고 새벽에 깨면 다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저리다고 한다. 주로 외래에서 볼 수 있는 손목 터널 증후군 (수근관 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다.



손가락 저리고 손목·손바닥 통증 있다면 ‘수근관 증후군’의심해봐야.

수근관 증후군이란 말 그대로 손목의 관 내에 지나가는 신경인 정중신경 (median nerve) 이 눌려서 (포착돼)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며, 눌리게 하는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대게는 40~60대 여성에서 호발하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당뇨병, 혈액투석, 임신 또는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젊은 남성에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하는 환자에서 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원인으로는 수근관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손목의 골절이나 탈구의 후유증,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결핵으로 인한 손목의 부종, 수근관 내에서 발생한 종양, 드물게 수근관 내에 혈관 발달에 의해 수근관이 좁아져서 정중신경이 눌리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주로 엄지, 시지, 중지 및 환지(새끼 손가락 빼고 나머지 손가락)에서 저린감 또는 무감각등의 감각 이상이 발생하고 손목 또는 손바닥쪽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밤에 손이 저려 잠에서 깨기도 하며, 한번 깨면 다시 잠이 들기 힘들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신경 포착이 장기간 지속되면 엄지 손가락에 힘이 점점 빠지며, 엄지 손가락의 손바닥 쪽이 말라 보이기 (무지근 위축)도 한다.



손가락 사용 어려워지기 전에 적극적인 치료 나서야.

검사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이학적 검사 (환자를 직접 만져보고 두드려보는 검사) 와 전기적 검사 (근, 신경 전도 검사) 가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증상이 경하고, 발생한지 오래 되지 않은 환자,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한 환자 중 근육의 위축이나 손가락의 감각 변화가 없는 환자에서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란 손목 보호대 또는 부목으로 손목을 고정하고, 약을 먹거나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투약의 경우 여러 문헌의 대조군 연구에서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하며, 증상이 경미한 환자에서 단기적인 증상 경감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인 증상 경감 효과는 불확실 하다. 다른 말로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수는 있으나 정중 신경의 손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며, 단기적인 증상 경감 효과는 있으나 신경이 지속적으로 포착돼 근 위축으로 진행돼 병원을 찾아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이 있다. 특히 무지구근(엄지 손가락 근육)의 위축이 있는 경우, 50세 이상, 증상이 심하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지속적 이상 감각(손가락 끝의 감각이 둔하거나 저린감), 특별한 원인에 의해 수근관이 좁아진 경우(손목 내에 종양이 있거나, 혈관 기형이 있는 경우, 류마티스 질환이 있는 경우등) 에는 대개 보존적 치료로는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이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수술적 치료는 좁아져 있는 수근관을 열어주는 수술로 손목에 3cm 정도의 절개 창을 통해 손목 터널의 지붕을 열어주면 된다. 10분~20분 정도 소요되며, 다른 병이 있는 환자는 국소 마취(손목만 마취)를 통해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 후 예후가 좋은 질환으로 증상이 오래되거나 심한 환자에서는 근 위축으로 인해 손가락 사용이 어려워 지기 전에 미리 수술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윤민근 수원 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동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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