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경기점의 경우

무릎 한번 제대로 펴기 어려운 공간, 그리고 최악의 공기질, 그곳에서 쪼그리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사람들. 청소노동자에게 허락된 유일한 휴식공간이라면 누가 믿겠는가. 물론 우리는 본보 기자가 취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사인 신세계백화점에 열악한 환경 이전에 종합대학이나 지하철등 다른 곳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일찍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지나치리만큼 엉망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이 그저 꼼수식으로 만들어져 있고 열악한 근무환경이 계속 물의를 빚고 있는 것에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2007년 개장부터 위생관리 업체 SY인터텍과 용역계약을 맺고 있다. 그래서 현재 청소노동자 59명을 백화점내 환경미화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래서 취재대로 이러한 환경미화팀은 3개조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휴가자 등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0여명이 출근해 휴식시간을 포함해 10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 측이 최저임금 인상 후 청소노동자 근로시간은 단축시키면서도 업무량은 그대로 유지해 추가 지출은 막고 노동력은 혹사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누가봐도 과도한 업무량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본보가 확인한 바로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신세계와 SY인터텍은 청소노동자가 출근시간 전후 30분씩 실시하던 근무를 없애며 근무시간을 11시간에서 10시간으로 단축시켰다는 것이다. 생각해 볼 때 물론 업무시간은 1시간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해오던 업무량은 그대로인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강도만 더 높아진 결과로 남아있게 된 일이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일이 오히려 해당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상한 일로 귀결되어 가고 있다. 계산해 볼 때 임금상승안을 반영한다면 매달 20만 원가량이 추가 인상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손에 들어오는 것은 근무시간 단축으로 3만 원선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에 대한 복지 문제도 열악을 넘어선다. 백화점 경기점은 주차동 2층에 환복, 휴식이 가능한 사무실을 마련해 놨지만 청소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포함해 한 시간도 안 되는 휴식을 취하기에는 거리상, 위치상 이용에 제약이 많아서다. 생각하기에 달려가거나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될 일 같지만 실제로 상황이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휴게시간에도 청소요청이 오면 즉각 현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또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업무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백화점 내 각 층마다 마련돼 있는 직원용 휴게실은 절대 이들이 이용할 수 없다. 백화점 관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는 보이지 않는 갑질 에서다. 그러다보니 청소노동자들은 계단이나 화장실내 비품실 등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 휴게실에서 쉬면 사무실 직원들이 사진을 찍고 불안해 계단이나 화장실에 잠깐 걸터앉는 게 전부라면 믿겠는가. 그 무슨 핑계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백화점 측은 당장 휴게실 확인부터 한 뒤 제대로 된 일터를 제공해야 갑질의 의혹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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