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 눈길운전 걱정… 제설작업 누락된 지역 많아
살얼음 낀 도로에 운전자 불안
염화칼슘 확보예산 고작 4억 원… 용인시 35억원에 비해 턱없어

▲ 13일 장안구청 인근 6차선 도로 일부 차선에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5차선으로 운영됐다. 정성욱기자
“눈 내린 다음날 수원에만 오면 길이 너무 미끄러워 불안해요.”

40년 가까이 택시운전을 해온 윤모(63) 씨는 13일 수원시 제설행정에 볼멘소리를 했다.

지난 이틀간 내린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탓에 길이 미끄러워 운행 내내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서다.

손님들 눈치도 상당하다.

먼지 섞인 살얼음이 택시에 잔뜩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눈살 찌푸리기 일수여서다.

권선구 가구거리 인근 도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농수산시장 방면 도로 4차선에는 밤새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해당 차선 이용이 사실상 불가했다.

결국 일부 차량이 해당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실시하는 등 왕복 7차선 도로는 사실상 6차선으로 이용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수도권에 연일 눈이 내리며 수원시가 제설작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인프라 부족 등 행정여건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제설대비 매뉴얼을 만들고, 기상환경에 따라 각 구청과 동을 통해 제설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시는 제설에 필요한 차량, 굴삭기, 염화칼슘 살포기 등 장비를 146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제설 매뉴얼 마련에도 불구, 지자체 규모에 비해 제설 인프라가 부족해 제설행정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수원시는 올해 강설을 대비해 살포기, 굴삭기 등을 정비하고 염화칼슘을 확보하고자 4억 원가량을 마련했다.

반면 용인시는 올해에만 폭설 등을 대비해 35억 원가량을 투입했다.

예산을 활용해 급경사구역, 사고다발지역 등에 스프링클러 기능과 유사한 염수분사장치를 설치했고, 제설차가 도착하기 전에 사전작업을 실시해 제설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용인시는 도로내 열선 설치, 별도 적설기구 마련 등 제설대책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양 지자체의 제설대책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오히려 수원시 제설규모는 인구가 절반에 그치는 안양시와 비슷한 실정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염화칼슘 살포기 1천419대중 안양시는 65대를 보유하며 4번째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원시는 64대로 이에 뒤쳐진다.

더욱이 부지도 안양시보다 2배이상 넓지만 제설에 필요한 염화칼슘 마련비용은 양 지자체 모두 3~4억 원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김인태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제설작업이 부실할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블랙아이스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제설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진 않다”며 “짧은 시간내에 제설작업을 하다 보니 누락되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으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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