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100m 느리지만 막판 뒷심 뛰어난 스타일…강릉오벌 빙질에 최적화

▲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대한민국 차민규가 1위에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서 기뻐하고 있다. 연합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처럼 딱딱한 얼음에서는 체력이 중요합니다. 체력을 레이스 내내 효과적으로 분배한 게 우승의 발판입니다."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또 한 명의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지난 13일 남자 1,500m에서 김민석(성남시청)이 예상하지 못한 동메달을 따내더니 이번에는 500m 종목에서 차민규(동두천시청)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의 긴장감을 털어내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또 한 번의 '스타 탄생'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시리즈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기록이자 시즌 베스트인 34초31로 은메달을 따내 주목을 받았던 차민규는 곧바로 이어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13위로 밀리면서 기복이 심한 성적을 보여줬다.

 2017-2018시즌 남자 500m 월드컵 랭킹에서도 차민규는 17위에 그치면서 메달 기대감은 그리 크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날 금메달을 따낸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은 월드컵 랭킹 1위로 금메달 후보였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맞아 차민규에게 '운'이 제대로 통했다.

 차민규의 특징은 스타트는 그리 좋지 않지만, 체력분배가 좋아 뒷심발휘에 능하다.

 단 이런 특징의 선수는 빙질이 딱딱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은강릉스피드스케이팅에서 맞아 떨어졌다.

 

 차민규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얼음 상태와 차민규의 레이스 스타일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제갈 위원은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얼음 온도는 영하 9.5∼10도 정도였다"라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권장하는 얼음의 온도는 보통 영하 7∼8도인데그보다 차가워서 빙질이 딱딱해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딱딱한 얼음에서는 충분한 마찰력을 얻을 수 없고 부드러운 스케이팅이 쉽지 않아 한발 한발 얼음을 강하게 차고 나가는 주법의 선수가 유리하다는 게 제갈 위원의설명이다.

 제갈 위원은 "차민규는 스타트가 느린 편이지만 꾹꾹 얼음을 눌러주면서 타는 파워 스케이팅을 구사한다"라며 "딱딱한 얼음에서 차민규의 주법이 통했다. 뒷심이 좋은 차민규가 초반 스타트 부진을 충분히 만회해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